[12.3 내란 사태] 민주주의 수호에 앞선 ‘해방이화’, 이화인 1207명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동참

총학생회 시국선언문부터 9개 학내단위 릴레이 성명서까지, 잇따른 윤석열 퇴진 촉구

2024-12-04     정보현 기자
틀린그림찾기가 게시한 릴레이 대자보. 이선영 기자

3일 있었던 ‘비상 계엄령 사태’에 대해 우리대학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4일 오후, 우리대학 학생들은 대자보, 시국선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비판하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우리대학 제56대 총학생회(총학) 스타트는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바로 헌정 질서 파괴, 반국가세력”이라며 시국선언에 나섰다. ‘해방이화, 민주주의와 해방의 역사를 이어나가겠습니다’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스타트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손으로 심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전두환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던 1987년 6월부터 2016년 최경희 전 총장 사퇴 및 박근혜 퇴진 시위까지, 스타트는 우리대학의 민주주의 수호 역사를 언급하며 그 의지를 이어 받아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스타트가 주도한 시국선언에는 해방이화 제56대 중앙운영위원회 외 14개 단대운영위원회, 해방이화 제7대 정시모집통합선발제도 특별위원회가 동참했다.

우리대학 자치단위 9개는 릴레이 대자보를 통해 공통적으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4일 오후11시36분 기준 ▲이화생활도서관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 ▲자치언론 교지편집위원회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노학연대모임 바위로 총 5곳에서 대자보를 붙였다. 

이화 생활도서관(생도)은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며 ‘계엄에 대항하여 더욱 ‘정치’하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생도는 “윤석열은 더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라며, “윤석열이야말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내란분자이다”라고 표현했다. 45년만에 선포된 긴급 계엄령에 대해서는 “국가폭력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이 역사적 트라우마를 재생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생도는 4일 오후7시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틀찾)도 ‘장애인이 시민이 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아무도 시민으로 존중받을 수 없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작성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에서 아이돌봄 지원수당 384넉, 청년 일자리 등을 삭감했다”며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대해 틀찾은 “이제 와서 권리 예산 삭감에 대한 책임을 국회에 돌리는 치졸함과 뻔뻔함은 그가 말하는 자유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헛된 것인지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또한 개인 단위로 시국선언을 준비 중이다. 4일 오후1시47분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는 구설아(심리·24)씨와 김서윤(사교·24)씨의 ‘이화여대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을 제안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시국선언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봉준희(경제·20)씨는 오후8시53분 이대학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4일 오후11시8분 현재까지 1207명의 이화인이 시국선언에 동참했으며, 기자 회견에 참가의사를 밝힌 인원은 약 30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 채 상병 사건, 명태균 사태를 거치며 사회에서도 퇴진 요구가 활발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시국 선언을 진행할 계획은 있었으나 3일 발발한 비상 계엄령 사태로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봉씨는 “기자회견에서 시국선언을 진행할 교수와 학우를 모집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은 6일 오후3시, 우리대학 정문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비상계엄령 사태를 규탄하는 대학가 움직임은 활발하다. 서울대 제64대 총학 Signal(시그널)은 4일 오후1시경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시그널은 성명문에서 “(비상계엄 선포가) 도리어 자유헌정질서를 망국의 나락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시그널은 5일 오후5시 학생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4일 오후엔 동국대 재학생 124명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2시, 고려대에서도 교수와 학생 약 400명이 시국선언을 한 뒤 구호를 외치며 캠퍼스를 행진했다.

 

이대학보는 1697호(2024년 12월2일자)를 끝으로 2024학년도 2학기 정기 발행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마주한 중요한 사회의 변곡점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웹 기사를 발행합니다.

12.3 내란 사태는 단순히 일시적 사건이 아닌,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방향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대학보는 이러한 시기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 언론의 책무라 믿으며, 그 무게를 글로 담고자 합니다. 또한 대학 사회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이번 사태를 ‘12.3 내란 사태’로 규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