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PC 투표로 치러진 제18대 총장 선거 그 현장 속으로
2017년 총장 직선제 시행 8년 만에 새롭게 도입한 현장 PC 투표가 11월25일(월)~27일(수) ECC 이삼봉홀과 이대목동병원 A동 409호, 이대서울병원 계림홀(302호)에서 진행됐다. 현장 PC 투표는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기존 용지투표와 달리 터치스크린으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제18대 총장후보 추천 선거관리위원회(관리위)는 투표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정부 중앙선관위)의 온라인시스템을 이번 현장 PC 투표 선거에 도입했다.
선거권자들이 꼽은 현장 PC 투표의 장점은 편리성이었다. 이소빈(문헌·23)씨는 선택을 번복하기 어려운 종이 투표와 달리 선택한 후보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 현장 PC 투표에서 편리함을 느꼈다. 종이 투표의 고질적 불편함을 개선했다는 의견도 있다. 원나우(문헌·23)씨는 “(현장 PC 투표는) 종이 투표와 달리 번질 위험이 없고 접는 횟수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좋았다”고 답했다. 최은주(특교·89년졸)씨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활용된 긴 종이 투표지는 후보자 명단을 보기 불편했던 반면, PC에서는 여러 후보자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편했다”고 답했다. 환경적, 비용적 장점도 있었다. 이씨는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투표용지가 없어 환경적으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리위는 “이번 선거가 종이 투표로 진행됐다면 약 5만 장의 종이 투표용지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 PC 투표로 진행돼 개표 인원이 필요하지 않아 인원 감축도 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장 PC 투표에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본인확인 및 투표권 카드 발급 절차에서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본인확인 및 투표권 카드 발급 절차는 7개 부스에서 진행됐다. 부스마다 직원 2명씩 짝을 지어 절차를 진행했다. 선거권자가 부스 앞으로 가면 직원들이 명단에서 선거권자의 이름을 찾는다. 이후 생년월일 확인과 본인 서명을 받은 후 투표권 카드를 발급한다. 컴퓨터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기표와 달리 본인확인 및 투표권 발급 절차는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 결과 수기로 진행하는 본인확인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정체했다. 11월27일 진행된 결선투표 당일 오후5시에는 학생들이 투표를 위해 이삼봉홀 앞을 가득 메울 정도로 길게 줄을 서 있기도 했다.
관리위는 배리어프리 기표소를 만들어 장애를 가진 선거권자의 투표를 보장하고자 했다. 입구와 가장 가까운 기표소는 장애인 선거권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장애인 전용 기표소로 지정됐다. 장애인 전용 기표소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별도 제작됐으며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기표대가 마련됐다. 이 외에도 지체 장애 선거권자를 위해 휠체어를 현장에 상시 구비했다. 관리위는 “우리대학에 장애 학생은 63명 있으며, 그중 투표 참여에 도움이 필요한 지체 장애 학생과 시각 장애 학생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전맹 선거권자를 위해서는 현장에 점자 스티커를 부착한 터치스크린이 준비됐다. 별도의 투표 사전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미리 투표 화면을 전달해 시각 장애 학생들이 투표를 연습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저시력 선거권자를 위해선 휴대용 확대경과 문자를 인식해 읽어주는 광학문자판독기를 제공해 원활한 투표 참여를 도왔다.
유학생의 선거를 돕는 방안도 있었다. 관리위는 홈페이지(election18.ewha.ac.kr) 공지사항에 선거 관련 정보 모두를 영어와 중국어로도 번역해 제공했다. 그러나 투표 모니터에 외국어를 지원하지는 않았다. 관리위는 “(후보자의) 기호가 숫자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모니터에 따로 언어를 지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 PC 투표는 외부 시스템을 활용해 진행된 만큼 비밀투표 훼손과 투표수 조작 우려도 있었다. 정부 중앙선관위는 ◆NFC 카드(카드)를 사용해 비밀투표 보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에는 선거인 정보를 제외한 투표 데이터만 저장돼 투표 결과만 시스템에 전송되며, 카드로 유권자를 특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 중앙선관위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을 적용해 신뢰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 중앙선관위는 블록체인과 NFC 카드 활용 등으로 온라인 투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우려점들에 대해 대응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NFC 카드: 비접촉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비접촉식 칩 카드
◆블록체인: 체인 형태로 무수히 연결된 ‘블록’이라는 분산 데이터 저장 환경에 관리 대상 데이터를 저장함으로써 누구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