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찍다] 생동감 넘치는 무대로부터 신세계를 경험하다, 혜화의 대학로

2024-11-24     안정연 변하영, 강연수, 남현지 사진기자

편집자주 |여러분의 삶 속 쉼표를 ‘찍어’드립니다. ‘쉼표를 찍다’는 사연을 통해 전해진 이화인들의 쉼표가 돼주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사진으로 포착하는 코너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쉼표를 찍고, 여러분들의 ‘쉼’의 공간에 담긴 의미를 재발견하는 것은 어떠신가요? 이대학보 사진부에서 이화인들의 ‘쉼표’를 소개합니다. 이번 1696호에서는 김나윤(경영·23)씨의 ‘쉼’을 엿볼 수 있는 혜화의 대학로를 카메라로 담아봤습니다.

 

대학로 나들이를 즐기는 김나윤(경영·23)씨에게 '쉼'을 묻다

아르코 예술극장 앞 조형물의 모습.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 변하영 사진기자

 

김나윤씨의 ‘쉼’이 담긴 공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쉼이 담긴 공간’은 혜화의 대학로입니다. 이곳은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이 공연되는 중·소극장들이 모여 있어, 언제나 생동감 넘치고 문화적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극장 외에도, 마로니에 공원에서 버스킹하는 사람들, 낙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 찬 대학로의 모습. 변하영 사진기자
마로니에공원에서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뒤로 붉은 벽돌의 아르코 예술극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남현지 사진기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귀퉁이에 자리한 피아노를 연주하는 시민의 모습. 이 외에도 노래 부르는 사람, 마술 공연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펼쳐졌다. 남현지 사진기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리코더를 불고 있는 시민의 모습. 남현지 사진기자

 

어떤 계기로 이 공간을 ‘쉼의 공간’으로 여기게 됐나요

대학로에서 처음 공연을 관람했을 때, 무대 위의 배우들과 이야기가 저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줬고, 그 순간의 감동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또한, 마로니에 공원에는 익명의 고민을 보내고 손편지 답장을 받아 볼 수 있는 ‘온기 우편함’이 설치돼 있습니다. 작년 겨울 공연을 보고 난 후, 낙산공원에 올라 고민을 담은 편지를 쓰고 온기 우체부에게 답장을 받았습니다. 그때 편지를 쓰던 날의 밤공기와 온기 우체부에게 받은 답장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종종 낙산공원에 올라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쉬곤 합니다. 그 이후로 대학로는 저에게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됐습니다.

“소중한 고민을 익명으로 보내주시면 손편지로 답장을 전해드립니다.” 노란 은행잎들 사이에 우뚝 선 마로니에 공원 온기 우편함의 모습. 변하영 사진기자

 

이곳에서 어떤 휴식을 취하며,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했나요

공연을 관람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몰입하는 경험을 합니다. 다양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때로는 웃음, 때로는 눈물, 그리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감정들이 가득합니다.

대학로를 지나다 보면 볼 수 있는 아르코 예술극장. 남현지 사진기자

 

이 장소가 카메라 안에 어떻게 담기길 바라나요

공연이 시작되면 극장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대학로에 있는 극장 수만큼 수많은 세계가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다양한 세계를 구경하러 온 관객들이 누비는 거리가 노을 지는 알록달록한 하늘과 함께 사진에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마로니에 공원 입구에 위치한 대학로 공연장 지도. 공연예술의 성지로 수많은 공연장들이 혜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남현지 사진기자

 

이화인들에게 이 공간을 추천한다면, 어떤 이유로 추천하고 싶나요

대학로는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공연을 통해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극장에서 공연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자 와도, 지인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혜화와 제주도 두 곳밖에 없는 텐바이텐(10X10) 매장에 들러 귀여운 소품들을 구경하고,저처럼 편지를 적어 온기 우편함에 보내도 좋을 것 같아요. 낙산공원은 오르기 힘들지만 오르고 나면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쉴 수 있어서 좋아요. 개인적으로 낮의 낙산공원보다 밤의 낙산공원을 좋아합니다. 공연을 본 후, 낙산공원에 올라 산책해 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텐바이텐(10X10) 매장의 입구. 텐바이텐 매장은 전국에 단 두 곳 뿐이다. 강연수 사진기자
텐바이텐(10X10) 매장에서 판매하는 소품. 귀여운 캐릭터 소품부터 실용적인 문구류까지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다. 강연수 사진기자
낙산공원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보이는 팻말의 모습. 팻말부터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으면 낙산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남현지 사진기자
어스름한 푸른 빛 하늘 아래의 낙산공원. 남현지 사진기자
길게 이어진 낙산공원 성곽을 따라 걸으면, 산책과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남현지 사진기자
낮과 밤의 경계 속,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 하늘과 그 아래 빛나는 도시의 불빛이 어우러진다. 남현지 사진기자

 

이 공간에 ‘쉼’을 만끽하러 올 때, 함께 지니고 오면 좋을 물건을 추천해주세요

공연 관람에 필요한 물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일지 기대하는 마음과 주변 관객을 배려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찬 대학로의 모습. 변하영 사진기자

 

대학로에서 즐겨먹는 먹거리가 있다면

대학로에는 떡볶이, 닭강정, 호떡 등 다양한 먹거리 포장마차가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붕어빵을 제일 좋아합니다. 다른 붕어빵도 맛있지만 혜화역 4번 출구 근처 붕어빵집 김치치즈붕어빵이 너무 맛있어서 계속 생각나요. 요즘은 김치치즈붕어빵을 먹으려고 대학로에 갑니다. 붕어빵의 계절 겨울이 돌아와서 기뻐요.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소문난 혜화 붕어빵’. 직접 김치를 잘라 붕어빵에 넣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소문난 혜화 붕어빵’에서는 슈크림, 팥, 고구마, 김치치즈붕어빵을 판매하고 있다. 종이 봉투를 들고 있으면 갓 구운 붕어빵을 주는 것이 이곳의 차별점이다. 변하영 사진기자
겨울이 다가오면 대학로 공연장에서 공연 관람 후 붕어빵을 먹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혜화역 2번 출구 쪽으로 나오면 보이는 포장마차의 모습. 추워진 날씨 탓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추위를 녹이고 있다. 강연수 사진기자

 

이 장소가 주는 의미를 하나의 단어로 요약한다면

‘신(新)세계’입니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저녁 하늘의 모습. 강연수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