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잡(job)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민중의 파수꾼, 경찰행정공무원 수사지원팀

2024-11-17     윤서진 기자

편집자주 ㅣ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이대학보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이번 호는 경찰의 수사를 지원하는 경찰행정공무원 수사지원팀의 삶을 다룬다.

법 집행의 최전선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민중의 파수꾼들이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공무원과 경찰청에서 행정적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행정공무원은 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때로는 책임감으로, 때로는 정의감으로 일하는 경찰행정공무원 박지민(화공·21졸)씨를 만났다. 

박지민씨가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 마스코트인 포돌이 인형을 들고 ECC 밸리 돌계단에 앉아 미소 짓고 있다. 변하영 사진기자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강원도 속초경찰서 수사과 수사지원팀 종합조회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범죄경력 조회, 수배업무, 종합조회업무, 국민신문고 답변이다. 

범죄경력 조회는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대상자의 범죄 경력을 조회하는 업무다. 성범죄나 아동학대 전력을 확인해 취업 제한 사유가 있으면, 기관에 결격사유를 보고해 채용을 제한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일한다.

수배업무는 자동차와 사람 수배로 나뉜다. 자동차 수배는 차량 도난이나 번호판 분실 시 진행하는 업무다. 사람 수배는 지명수배와 지명통보로 구분되는데, 지명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수배자를 구인할 수 있어 체포 후 조사를 받게 하는 강제성 있는 수배를 의미한다. 지명통보는 강제성은 없지만 불시검문 등의 상황에서 피의자를 발견하면 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도록 출석요구를 하고, 해당 수사기관에 피의자가 발견되었음을 통보하는 것이다. 공개 수배 대상자 선정 업무도 수배업무에 해당한다. 공개 수배 대상자는 상·하반기마다 경찰서별로 1명씩 지정한다. 이때 선정 기준은 지명수배 후 6개월 이상 검거되지 않은 강력범, 경제사범 등이다. 종합조회업무는 수사관의 요청에 따라 범죄 경력 등을 제공하고, 국민신문고 답변은 수사 관련 민원에 답변하는 일이다. 

 

경찰행정공무원의 입사 과정과 어려움은

별도의 서류제출 없이 필기와 면접으로 진행된다. 필기 과목은 다섯 과목으로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학, 행정법이다. 필기에서 1.5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에서는 주로 공직 가치,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 경찰청의 우수한 정책 등을 묻는다. 경찰서 근무자 다수는 경찰이고 경찰행정공무원은 소수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이해도나 갈등 상황에서의 대처방안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2년간의 수험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공과대학 출신이다 보니 행정법, 행정학 과목이 낯설게 느껴져 어려움을 겪었다. 기출에 나올만한 것을 추려서 공부해야 했는데, 처음엔 무작정 공부해 어려움을 느꼈다. 이후 문제를 진단하고 기출 중심으로 공부하면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 본가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기 때문에 이화이언 고시화원 합격자 후기와 관련 유튜브(Youtube)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경찰행정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의 차이점은

경찰공무원은 수사, 경호, 경비 업무를 모두 이행하지만 경찰행정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수사, 경호, 경비 업무를 하지 않는다. 경찰행정공무원은 경찰공무원들이 외근이나 현장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를 효율적이고 안정성 있게 지원하는 부서다. 행정직 공무원인데 근무하는 장소만 경찰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채용 자체도 다르다. 경찰공무원 시험은 필기, 체력, 면접 순으로 진행되지만 경찰행정공무원은 국가직 공채 시험을 통해 입사하거나 다른 기관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가 교류를 통해 입사한다. 교류는 공무원 일대일 인사교류를 통해 타 기관에서 일대일로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은 국가직 공채 시험으로 입사한다. 

박지민씨는 경찰행정공무원을 하며 보람찬 순간으로 “범죄경력조회 관련 업무를 하며 법령에 근거하여 채용을 막아 시민의 안전에 기여하는 것”을 꼽았다. 변하영 사진기자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범죄경력 조회를 하다 보면 본인이 결격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성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아동·청소년 기관에 취업을 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법령에 근거해 채용을 제한해 시민 안전에 기여할 때 보람차다. 

동시에 아쉬울 때도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비해 법의 발전이 더뎌 입법 공백이 느껴질 때가 아쉽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배달업이 활성화됐지만 택시 기사, 택배 기사와 달리 배달 기사에겐 취업 제한 적용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제야 입법이 이뤄져 2025년 1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범죄 경력이 있음에도 결격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아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제한 명령 도입 이전에 범죄를 저질렀거나, 법 시행 전 형 집행이 종료돼 취업할 수 있 경우가 그 예다. 이처럼 법의 공백이 느껴질 때 아쉬움을 느낀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에게 한 마디

코로나19 때 취업준비를 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취업 시즌이 다가오면 조급해지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서두른 선택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로를 신중히 선택하길 바란다. 또한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선배들이 많으니, 현직자 멘토링이나 이화 톡톡 선배를 적극 활용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