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잡(job)담] 하늘을 나는 모든 순간이 선물이 되도록, 캐세이퍼시픽 객실 승무원
편집자주 |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이대학보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이번 호는 하늘 위에서 탑승객들의 안전과 여행을 책임지는 객실 승무원의 삶을 다룬다.
“저희 승무원들은 여러분께서 편안하게 여행하시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비행기 이륙 전 들려오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은 언제나 새롭고 설렌다. 이처럼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탑승객들의 안전과 편안함을 책임지는 목소리를 가진 김세영(디자인·24년졸)씨. 이대학보는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c)에서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홍콩 ◆플래그 캐리어(Flag Carrier) 캐세이퍼시픽에서 객실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항공사는 FSC(Full Service Carrier)와 LCC(Low Cost Carrier)로 나뉜다. 부가서비스를 승객이 따로 구매하는 LCC와 달리 FSC인 캐세이퍼시픽은 항공권 가격 안에 기내식, 수하물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사 5개월 차지만 비행한 지는 3개월 차다. 입사 후 곧장 실무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6주간의 안전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안전 교육에서는 응급처치·승객 대피·비행기 보안 관련 교육을 받는다. 통과하지 못할 시, 입사가 취소되기도 할 만큼 중요한 교육이다. 안전 교육을 통과하면 고객 응대를 배우는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 전 세계를 비행하는 캐세이퍼시픽은 기내식 종류도 다양하다. 다양한 기내식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승객들은 출발 24시간 전까지 원하는 기내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교육을 토대로 다양한 승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객실 승무원으로서 하는 일은 다양하다. 우선 기내 안전과 관련한 전반적 의무를 지닌다. 비행 전에는 승객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없는지, 비상탈출 시 필요한 모든 물품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비행 후에는 승객이 놓고 내린 물건은 없는지, 기내시설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객실 승무원의 일과
승무원의 하루는 비행 시간에 맞춰 흘러간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 앱으로 당일 비행 관련 공부를 한다. 비행할 나라를 공부하기도 하고, 당일 제공할 서비스 내용도 숙지하며 함께 비행하는 ◆크루들의 이름을 외운다. 출근 시, 현지에서 일정 기간 머무는 ‘레이오버(layover)’일 경우에는 숙박할 짐까지 챙겨 가지만, 바로 돌아오는 ‘턴 어라운드(turn around)’일 경우에는 필요한 물품만 챙긴다. 출근 후에는 안전 문제를 풀고 회의실에 모여 사무장이 브리핑하는 당일 비행 관련 정보를 숙지한 후 다 함께 버스에 탑승해 비행기로 출근한다.
승무원의 월급은 어떻게 책정되는가
크게 ▲비행 수당 ▲체류비 ▲기내 방송으로 나눠 받기 때문에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비행 수당의 기준이 되는 비행 시간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이륙 전 회의부터 착륙 후 장비 확인 등의 모든 시간을 의미하는 ‘듀티 아워(duty hour)’와 비행기가 상공에 뜨는 것을 기준으로 이륙부터 착륙 시간을 의미하는 ‘블락 아워(block hour)’다. 체류비는 해외에서 머무를 때 나오는 급여다. 외국어 기내 방송은 시험에 통과한 사람만 가능하기 때문에 모두가 받는 급여는 아니다.
국내 항공사와 외항사의 차이점은
입사 과정에서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입사 과정은 크게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으로 이뤄진다. 국내 항공사와 외항사의 이력서는 명칭만 다를 뿐 차이가 없다. 서류 통과 후에는 면접은 1차 토론 면접과 2차 임원진과 1:1 면접으로 나뉜다. 토론 면접이 본래 외항사만의 특징이었지만 요즘은 국내 항공사에도 도입되며 국내외 항공사 간 차이가 더 없어졌다. 다만 2차 면접 방식에 차이가 있다. 국내 항공사는 일반적으로 다대다 면접인 반면 외항사는 1:1 방식이다.
복지의 차이는 있다. 항공사마다 다르겠지만 연차를 쓸 수 있는 기간이 국내 항공사보다 길다. 또한 캐세이퍼시픽은 직원의 생일에 무조건 쉬게 해주는 복지도 제공한다.
승무원으로 재직하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극복했던 과정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다 보니 함께 비행하는 크루들의 발음을 알아듣는 게 힘들었다. 억양이 다양할 뿐 아니라 기내에서는 목소리가 더욱 안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과 몸짓을 보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승무원은 개인이 아닌 팀으로 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해 다른 크루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차 적응도 힘들었다. 한국과 시차가 최대 14시간까지 나는 미주 여행이 특히 그렇다. 그래서 시차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평소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2시에 도착해서 호텔에 4시에 도착해도 자지 않고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10시까지 끝까지 버틴다. 기내에서 최대한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승무원을 꿈꾸는 이화인에게 한마디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승무원이란 직업은 장단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스스로 고민도 많이 해보고 서비스 업무가 자신과 맞는지 다양한 경험을 해본 후 도전했으면 좋겠다. 업무 외에도 공부할 것이 많으니 이런 것들도 잘 알고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현재 코로나19가 끝나고 많은 곳에서 채용이 열리고 있으니 모두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
◆플래그 캐리어(Flag Carrier) : 한 국가를 대표하는 규모를 가진 주력 항공사
◆크루 : 여객기에서 승객들에게 접객 서비스를 하는 승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