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찍다] 한강에 둘러싸인 도심 속 선베드, 노들섬에서 노을빛 ‘쉼’을 찾다
자칭타칭 노들섬 홍보대사 길서연(전자전기·18)씨에게 '쉼'을 묻다
편집자주|여러분의 삶 속 쉼표를 ‘찍어’드립니다. ‘쉼표를 찍다’는 사연을 통해 전해진 이화인들의 쉼표가 돼주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사진으로 포착하는 코너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쉼표를 찍고, 여러분들의 ‘쉼’의 공간에 담긴 의미를 재발견하는 것은 어떠신가요? 이대학보 사진부에서 이화인들의 ‘쉼표’를 소개합니다. ‘쉼표를 찍다’는 길서연(전자전기·18)씨의 노들섬을 시작으로 격달로 연재됩니다.
길서연씨의 '쉼'이 담긴 공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용산역 인근 한강대교 사이에 위치한 노들섬입니다. 라이브하우스, 노들갤러리, 노들서가 등의 여러 문화시설이 있으며, 매주 주말에는 잔디마당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하지만 노들섬의 진가는 잔디마당 뒷편에 있는 드넓은 노들섬 한강공원입니다. 63빌딩 아래 철교 사이를 지나가는 기차들과 유람선을 구경하며, 서울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다른 한강공원과 달리, 노들섬이라는 이름에 맞게 한강에 둘러싸여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입니다.
어떤 계기로 이 공간을 '쉼의 공간'으로 여기게 됐나요?
저는 통학길에 늘 한강대교를 지나는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저녁 수업이 끝난 후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꽉 막히는 만원 버스에서 지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강대교에 진입해 시야가 확 트이며 석양이 비치는 한강을 마주했을 때, 버스에서 탈출해 노들섬으로 곧장 뛰쳐나간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종종 하굣길에 자전거를 빌려 노들섬으로 향했고, 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서는 꽉 막히는 대교 위의 차들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어느새 노들섬에서 짧은 노을의 순간을 눈에 담는 것이 루틴이 됐습니다.
이곳에서 어떤 휴식을 취하며,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하나요?
철교 위를 지나는 다양한 기차와 전철들의 소리를 들으며 63빌딩 옆으로 저물어가는 석양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노을멍’을 하다 보면 마음속 고민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현재 상황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석양이 다 지면 생각을 마치고 다시 바쁘게 일상으로 돌아가 다음 쉼을 기약하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할 때면 밤하늘의 별을 보며 맥주 한잔과 고민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힘들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노들섬에 도착하면, 때로는 밝은 석양과 때로는 어두운 석양을 보며 지친 하루를 위로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장소가 카메라에 어떻게 담기길 바라나요?
따뜻한 석양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담기면 좋겠네요. 사실 저는 노들섬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든지 사랑합니다.
이화인들에게 이 공간을 추천한다면, 어떤 이유로 추천하고 싶나요?
무엇보다도 한강 속에 우거진 나무와 풀들 사이에서 힐링할 수 있는 여유로움때문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매번 새롭게 진행되는 전시나 공연 등의 행사가 늘 있어서 구경하기도 좋아서 추천드려요. 혼자와도 좋고, 지인들과 함께 즐겨도 좋은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 '쉼'을 만끽하러 올 때, 함께 지니고 오면 좋을 물건을 추천해주세요.
피크닉 매트, 한 권의 책, 선글라스, 그리고 간식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최근에는 시설이 많이 좋아져서 곳곳에 벤치들과 테이블 등이 놓여 있지만, 진정한 ‘쉼’을 위해서는 따로 돗자리를 챙겨온다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선글라스는 혹시라도 해가 쨍쨍할 때 눈 보호를 위해 꼭 챙겨갑니다. 마지막으로 노들섬 공원이 아무래도 조금 바깥에 있다보니, 미리 간식거리를 다 준비해서 가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는 매번 묵은지 김밥을 사서 공원에 들어온답니다.
이 장소가 주슨 의미를 하나의 단어로 요약한다면?
걱정노(No)들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