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의 첫 학기 성적표, 10명 중 8명이 ‘만족’
편집자주 | 학생들은 임기의 절반을 마친 제56대 총학생회(총학) ‘스타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대학보는 5월22일(수)~29일(수) 총학에 관한 인식을 묻기 위해 재학생 1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및 각 학과 카카오톡 채팅방 배포, 대면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총학에 대한 만족도와 그 이유, 잘 이행되고 있는 정책과 부족한 정책, 바라는 점을 물었다.
설문 결과 재학생 10명 중 약 8명이 총학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동제 운영과 같은 문화사업과 상반기 교육공동행동 실시, 총장 간담회 성사 등 학교와의 소통을 높게 평가한 학생이 많았다.
4년만의 총학생회, 대부분 차이 실감해
응답한 전체 학생 중 70.5%가 총학 출범 전후 차이를 체감했다. ‘어떤 점이 차이를 체감하게 했냐’는 질문에 ‘축제', ‘대동제'를 언급한 답변이 76%였다(88명 중 67명). 2024 대동제의 운영 방식이나 초대 가수 공연, 부스, 프로그램 등 구성 측면에 만족해 총학 출범 후의 차이를 느낀 학생이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장유진(식영∙23)씨는 SNS를 통해 이번 대동제의 초대 가수 공연 대기 과정을 확인했다. 장씨는 “축제준비위원회가 학생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관련 사항을 SNS를 통해 전해주고 불편 사항에 유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에서 축제 운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축제 활성화 외에도 사업 추진력 및 문제 대응 속도, 학교와의 소통에서 이전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와 차이를 실감한다고 답했다. 인상 깊은 활동을 묻는 문항에서도 ‘총장님과의 면담’(68명), ‘교육공동행동 추진'(22명)이 대동제 진행 다음으로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학생들은 총학이 학교와 학생 사이 소통, 총학과 학생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기를 바랐다. 총학의 주된 역할을 묻는 문항에 학교와의 소통(28.1%), 학생과의 소통(28.1%)이라고 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장 씨는 “학생들 의견을 수합해 총장 간담회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며 내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경험 자체가 소중했다"고 말했다. 이는 4년간 총학이 부재했던 만큼 학교와 학생의 연결고리로서 총학의 역할을 크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답했던 이다슬(사회∙21)씨는 “총학이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전달 이후에도 학생들이 변화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스타트'가 되려면
학생들은 총학이 남은 임기 동안 더욱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할 분야로 대외 이미지 개선(2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해당 분야에 더 적극적인 이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입시 결과 평가절하가 심하고, 아웃풋이 홍보되지 않기 때문", “대외 이미지 개선은 총학과 같은 대표자가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분야"라는 의견이 있었다. 수업권 보장(15.1%), 학생과의 소통(12.3%)이 뒤를 이었다.
권리∙연대 정책의 아쉬움도 지적됐다. 5월22일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가 2024 대동제 배리어프리 축제 진행의 미흡함을 말하는 자보를 SNS에 게시했다. 틀린그림찾기는 초대 가수 공연에서 수어 통역과 자막 송출이 없었고, 사전에 배리어프리 좌석 신청이 있었음에도 입∙퇴장 시 배리어프리존 이용자가 여러 번 이용 인증을 해야 했음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서림 총학생회장은 “축제준비위원회에서도 (수어 통역과 자막 송출에 대해) 고민했으나 예산상 문제가 있었고, 실시간 속기록 업데이트를 위해 잔디광장 무선 네트워크 연결을 교내 부처에 문의했으나 해결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총학은 학교와의 협의체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담아 여러 요구안을 전달했으나 명확한 협의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공약 이행이 요구안 제시 차원에 머무르는 것에 대해 반 부총학생회장은 “구조적인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박 총학생회장은 “학교와의 회의에서 형식적인 차원에서의 대화만 논의만 오갈 때가 많다"며 “여러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 수가 제한되다 보니 학생 의견이 압축돼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총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대학기금운용심의회, 법인기금운용심의회를 비롯해 약 9개의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총학, 안정적인 학생 대표로서 인정돼야
4년 동안 비대위 체제가 유지됐기 때문에 총학은 학생회 운영 데이터베이스가 없는 채로 임기를 시작했다. 총학은 새내기 OT, 교육공동행동, 학생 복지 사업 등을 진행해야 하지만 관련 인수인계를 받을 대상이 없었다. 반지민 부총학생회장은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일을 시작하기) 어려웠지만, 동시에 업무를 새로운 시각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총학은 임기 첫 학기 오프라인 행사 활성화와 학생 요구 반영에 주력했다. 총학은 2024 대동제 축제준비위원회, 졸업준비위원회, 정기협의체 대중모집 등을 통해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 총학생회장은 “오프라인 활동과 학교와의 교섭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반 부총학생회장은 “고질적인 문제였던 시설 개선, 수업권 문제를 임기 마무리 전에 꼭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가 문제를 인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논의와 투자를 통해 실제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총학생회장의 목표는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총학이 학교와 논의를 진행한 방식은 다음 총학 운영의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 총학생회장은 “더 나은 선례를 남겨 학생 자치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