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들이 피워낸 2024 대동제, '리베르 이화'
2024 대동제 ‘리베르 이화’는 개성 가득한 학생들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축제였다. 각자의 추억과 이야기가 가득 담긴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스페인 교환학생을 다녀온 세 친구가 모여 만든 ‘빠에야 맛있는 집’에서는 스페인에서 자주 먹던 스페인 전통 요리 빠에야와 무알콜 샹그리아를 판매했다. 박지원(철학∙19)씨는 “새내기 때 맛있는 요리를 벗들과 나눠 먹으며 학교를 누비던 기억이 있다”며 “졸업을 앞두고서야 동기들과 부스를 운영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지도 교수의 “대동제 때 한번 팔아보라”는 말 한마디에 시작된 ‘툥식당’ 부스에는 공과대학 휴먼기계바이오공학과 소속 생체역학 연구실의 지도교수, 연구교수, 연구원, 대학원생, 학부생이 모두 참여했다. 이태용 교수(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는 수업이나 다른 일정이 없을 때마다 부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음식을 판매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툥식당’에서는 연구실 소속 이탈리아인 박사가 증조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레시피인 ‘이탈리아 박사님 표 티라미수’를 판매하기도 했다. 부스를 운영한 김세원(시스템헬스융합전공 석박 통합과정)씨는 “교수님이 동료 교수님들을 모시고 와서 자랑할 정도로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축제의 불빛은 밤까지 꺼지지 않았다. 9일 저녁, 6년 만에 열린 야시장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야시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들고 잔디광장에 모여 앉아 야간 영화제에 참석한 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야간 영화제에서는 여름밤에 걸맞은 음악 영화 ‘비긴어게인(Begin Again∙2021)’이 상영됐다. 영화 초반부 바람으로 인해 스크린이 무너졌음에도 학생들은 웃으며 즐거워했다. 축제준비위원회의 빠른 대처로 영화는 약 3분만에 재개됐다.
대동제 마지막 날인 10일 낮에는 운동장에서 41년 전통의 영산 줄다리기가 진행됐다. 이화여대풍물패연합이 신명 난 풍물을 울리자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은 자연스레 풍물 행진에 합류했다. 레아-사라 살리오(Léa-Sara Saliou∙국제경영 석사과정)씨는 국제교육관에서 음악 소리를 듣고 나와 줄다리기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한국 전통문화에 익숙지 않은 유학생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며 “정말 말할 수 없이 아름답고 공동체 의식이 강하게 느껴지는 행사”라고 말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초록의 밤’은 “해방이화”를 힘차게 외치는 우리대학 중앙응원동아리 파이루스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파이루스는 작곡 동아리 이일이 만든 ‘빛나라 이화’ 응원가에 맞춘 응원을 선보였다. 이후로는 ▲최유리 ▲유다빈밴드 ▲잔나비 순서로 초대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잔디광장 가장 앞열에서 무대를 즐긴 송인경(사학∙22)씨는 “무대를 보기 위해 어제 오후 7시부터 줄을 섰다”며 “이화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