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부터 기획까지, 총학과 이화인이 완성한 대동제

2024-05-12     이다권 기자
싱그러운 녹음 사이로 보이는 대동제의 모습. 이화인이 계단에 걸터앉아 삼삼오오 모여 사온 음식을 나눠 먹고 있는 모습. 안정연 사진기자

  4년 만에 총학생회(총학)가 주최한 대동제는 학생들로 이뤄진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를 구성해 축제 기획부터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야시장을 기획하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대동제 행사를 추가했다. 모두가 함께 즐겼던 대동제의 운영 뒤에는 학생들로 구성된 축준위의 노력이 있었다.

 

야시장부터 초대가수까지, 새로운 시도 이끈 축준위

2024년 대동제 ‘리베르 이화’에는 2018년 이후로 사라졌던 야시장이 되살아났고 기존 행사들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됐다. 9일(목) 오후5시30분 대강당 옆 공터에서는 플리마켓과 푸드트럭이 늘어선 야시장이 진행됐다. 오후7시30분~9시까지 진행된 야간영화제는 영화를 보러 온 이화인들로 잔디광장을 가득 채울 만큼 인기를 끌었다.

대강당 앞에서 다양한 푸드트럭과 플리마켓으로 구성된 야시장이 운영됐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는 야시장의 열기는 뜨거웠으며, 이화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는 모습. 안정연 사진기자

축준위는 2024년 대동제의 전반적인 기획과 진행을 맡았다. 총학의 축준위 모집에 재학생 약 300명이 지원했고, 64명이 선발돼 9개의 팀으로 활동했다. 학생들은 대동제의 방향 설정부터 세부 행사 기획까지 도맡아 축제를 꾸렸다. 대동제를 기획하며 축준위는 학생들의 만족도 향상에 집중했다.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학생들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아쉬워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축준위는 3월21일(목)~24일(일) 대동제 프로그램 관련 설문조사를 온라인에서 진행했다. 4일 동안 약 300명의 재학생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2023년 대동제 기준 아쉬웠던 부분으로 초대가수 라인업 개선, 야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기획팀은 학생 부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스를 방문해 스탬프를 찍으면 상품을 받는 ‘스탬프 온 이화’ 행사를 개선했다. 기존에 단과대학 학생회 부스에서만 진행했던 스탬프 판을 학생들의 발길이 비교적 잘 닿지 않는 ▲학문관▲생활환경관▲교육관 부스에도 추가로 마련했다. 최현서(컴공·21)씨는 “스탬프를 찍어주는 장소를 넓혀 학생들이 캠퍼스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관에 위치한 이대학보 부스에서 긱시크(Geek Chic) 컨셉에 충실하게 사진 촬영하고 있는 이화인들의 모습. 안정연 사진기자

 대동제 무대공연 초대가수 섭외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축준위 내 대외협력팀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외협력팀 팀장을 맡은 신지원(컴공·23)씨는 “그동안 초대가수 섭외를 위한 예산은 학생회비에서 대부분 충당했지만 학생회비만으로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초대가수 섭외가 어려울 것 같아 프로모션 비용을 늘려 초대가수 섭외예산비용을 늘리려 했다”고 말했다. 대외협력팀은 대강당 부스 구역에 외부 업체를 입점시켜 초대가수 섭외 비용을 마련했다. 신씨는 “작년에는 대동제 날짜가 바뀌면서 취소된 프로모션 부스가 많았어서 올해는 날짜를 최종확정 후 프로모션 부스를 섭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동제 기획이 처음인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축준위 기획팀은 모두가 즐거워하는 대동제를 위해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행사를 기획했다. 축준위 기획팀장으로 참여한 최씨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미니바이킹을 교내에 설치하고자 문의했지만 설치공간이 없다고 학교로부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교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최씨는 “기획팀 내부 회의에서 학생문화관 2층 회의실의 구조가 특이하고, 가벽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방탈출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동제의 분위기에 맞는 초대가수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반지민 부총학생회장은 “청춘과 녹음을 컨셉으로 한 대동제에 아이돌 가수를 부르는 것은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대 크기나 잔디광장과 같은 환경적 특징들도 고려해야 했다. 반 부총학생회장은 “잔디광장이 복개 공간이라 학생들이 즐기면서도 한 쪽으로 몰려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지도 고려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선호도 고려했다. 대외협력팀 신씨는 “작년 대동제 축제에서 밴드가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점도 참고했다”고 말했다.

 

모든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생들이 대동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축준위는 배리어프리존도 체계화했다. 사무팀장을 맡은 김선영(문헌·21)씨는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에게 대동제 배리어프리 가이드라인을 따로 제공받아 공연 좌석 내 배리어프리존을 체계화했다”고 말했다. 초대가수 공연 무대 앞 쪽, 입학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배리어프리존을 마련하고 대동제 스태프를 추가로 모집해 배리어프리존 관객 출입구도 별도로 마련했다.

학내 다양한 구성원과 연대하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교수와 학생 단대대표들만 참여했던 ‘이화인 한솥밥’ 행사에 학내 노동자들도 참여했다. 반 부총학생회장은 “축준위 기획팀이 대동의 의미를 담고자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도 참여할 수 있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축준위 대외협력팀은 강의 시간 때문에 부스를 즐기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야시장을 기획했다. 2018년 대동제까지 진행됐던 야시장은 안전상 우려로 사라졌지만, 대외협력팀 신씨는 “기존 대동제에서 학생 부스가 오후5시까지만 진행돼 아쉬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강당 옆 주차장과 공터에서 푸드트럭과 플리마켓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생 안전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신씨는 “대동제 순찰 스태프를 모집해 야간 관리 인력을 확보했고, 야시장 쓰레기 처리관련 계획서를 학생지원팀에 제출해 야시장 진행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대동제, 어려움도 있었다

대동제 행사부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스 배정 공지 관련 아쉬움도 있었다. 중앙동아리 그림걸즈 소속 안수경(커미·23)씨는 “보통 부스 준비를 한 달 전부터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스 배정이 늦게 공지돼 재료 준비에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스 배정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언제 재료를 주문할지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지난 대동제에서는 부스 신청 희망자들이 1시간 이내로 부스 신청결과가 나와서 재신청 여부를 결정했지만 이번 대동제는 신청 다음날로 공지가 연기돼 부스 운영 계획을 세울 시간이 부족했다. 시험기간과 신청기간이 겹쳐 부스 신청에 떨어질 경우 추가 부스 신청 계획을 빨리 세우는 일도 어려웠다.

축준위 내 영산 줄다리기를 담당하는 꼬우미팀 지원자가 부족해 기획팀이 해당 팀의 업무까지 맡아 기획팀 업무가 많아지기도 했다. 폐막식에 예정된 영산 줄다리기도 참여 학생이 부족해 10일 당일까지 홍보해야 했다. 그럼에도 최씨는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축제를 기획한 만큼 모두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대동제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