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job)담 A-Z] 다변화하는 시대와 기업의 흐름을 읽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모든 것
편집자주|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졸업하는 그날까지, 취업은 2030세대의 목표이자 고민이다. 이대학보는 1679호부터 ‘잡(job)담 A-Z’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를 통해 취업 트렌드, 계열별 인기 직업, 월별 공채 준비 방법 등 직업과 취직에 대해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훑어본다. 이번 호에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기업과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이터 분석 직무에 대해 알아본다.
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며 데이터 관련 직종이 기업 필수 구성원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흐름 속 기업과 소비자 사이 데이터라는 연결고리를 읽어내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대학 인재개발원은 취업에 성공한 선배와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방구석진로콘서트’에 2022년 5월~2024년 4월 총 6회에 걸쳐 데이터 분석 직무 담당자를 초청했고, 700명이 넘는 이화인이 참여했다. 이대학보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 전정민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과), 하이브 데이터랩(Lab)장 차현나(소비자 및 광고심리학 전공 박사·13년졸)씨, 데이터 서비스 제공 회사 올빅뎃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최지현(수학 전공 석사·16년졸)씨를 만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빅데이터 시대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등장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2010년대 초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기업은 이러한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해 활용할 사람을 찾게 됐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전 교수는 “과거 기업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결정권자의 경험과 감에 의존했는데,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하며 데이터를 통한 예측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사업 규모를 막론하고 대다수 기업에서 의사결정의 바탕이 되고 있기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일하는 곳도 연예 기획사부터 금융계까지 다양하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갖춰야 하는 역량은
이대학보 1679호(2024년 3월24일자) ‘[잡(job)담 A-Z] 스펙보다는 스킬로, 경험 엮어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라’에 따르면 기업에는 스킬 기반 조직(Skill Based Organization⋅SBO)의 시대가 도래했다. 회사는 지원자의 스펙보다 지원자가 직무에 적합한 스킬을 가졌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전 교수, 차씨, 최씨가 공통적으로 꼽은 필수 스킬은 수리과학적 역량과 프로그래밍 능력이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통계학과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이기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통계적·수학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 수학적 지식을 활용해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컴퓨터를 활용해 직접적인 계산과 시각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파이썬, ◆SQL(Structured Query Language)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감내할 끈기도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 직무에서는 정해진 답이 없거나, 무엇이 문제 상황인지도 제시돼 있지 않은 프로젝트를 마주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데이터 분석 직무 채용 과정에서는 지원자에게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게 하고, 면접관 앞에서 그것을 설명하는 과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수학이나 통계 문제뿐 아니라 ‘8살 조카에게 파이썬에 대해 세 문장 이내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주어진다. 최씨는 “면접에서 제시된 문제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끈질기게 고민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결론까지 도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풀어낸 문제를 면접관들에게 잘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 자신이 분석한 데이터 정보를 데이터 비전문가들에게 쉬운 말로 설명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도표 등의 시각 자료로 만들어 비전문가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기업은 경력직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선호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지식과 경험은 단기간에 쌓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쌓을 수 있다. 최씨의 경우, 한 스타트업 회사의 인턴으로 일하며 데이터 분석 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웠다. 그는 당시 회사 마케팅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았다. 보고서를 쓰던 중 광고에 필요한 적정 예산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최씨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회사의 과거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하며 적정 예산 기준을 설정하고 효과적인 광고 방법은 무엇인지, 향후 예산을 늘릴 시 발생할 상황을 예측해 특별 보고서를 작성했다. 회사의 구성원과 공유된 최씨의 보고서는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됐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 직무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키우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기업이 필요한 데이터를 도출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는 업무까지 맡을 수 있다.
기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채용할 때는 정기 채용보다 수시 채용을 많이 한다. 차씨는 “보통 정기 채용으로는 한 번에 많은 신입사원을 뽑고 그 후에 구체적인 담당 부서를 나누지만, 데이터 사이언스 직무 분야에 특정된 인재는 수시 채용으로 뽑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채용 과정은 다른 직군처럼 1차 서류, 2차 면접 전형으로 이뤄져 있고, 서류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가 포함된다. 데이터 사이언스 직무에서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포트폴리오에는 자신이 경험한 데이터 프로그램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했고, 어떤 것을 배웠는지 등의 실무적 경험이 담겨야 한다.
전 교수와 차씨, 최씨 모두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해 본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인턴십이나 관련 대회 참가, 동아리 등의 활동을 통해 데이터를 실제로 분석해 결과를 도출해본 경험은 취업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된다. 차씨는 “실무 경험이 있는 지원자는 면접에서 티가 난다”며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을 말로 잘 풀어내는 사람이 합격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비전공자나 문과생에게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길은 열려 있다. 차씨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필요한 건 자격증이 아닌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필요한 역량을 쌓기 바란다”고 말했다.
◆SQL(Structured Query Language): 데이터베이스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조작하는 데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