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은 지리적 위치가 다른 만큼 문화적 특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이는 차 문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서양을 대표하는 차 종주국 영국과 동양을 대표하는 차 종주국 중국의 차 문화 비교를 통해 동서양 차 문화의 차이를 느껴보자.

# 차로 만남의 기회를 만드는 영국인
영국인들은 오후 3시30분∼4시 사이에 마시는 차를 애프터누운 티(Afternoon Tea)라 부른다. 만약 영국인이 당신에게 “오후에 차를 마시러 오시겠습니까?”라고 애프터누운 티를 청하면, 이는 “우리 서로 친구로 지낼까요?”라는 뜻이다. 그들은 이렇게 사람을 초대해 주로 집밖 정원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차와 샌드위치 같은 가벼운 식사 거리를 함께 제공한다. 이를 티 파티(Tea Party)라 한다. 티 파티는 찰스 2세(1649∼1685)의 왕비 캐서린이 그 당시 상류계층의 음주 습관을 고치기 위해 차 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후 1820년 베드포드 공작부인인 안나가 고안해 낸 애프터누운 티 붐을 타고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 영국인들의 친목 도모의 장이자 예절로 자리 잡았다.

# 차로 나를 다스리는 중국인
차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다록」에 의하면 ‘차를 마시는 진정한 의미는 그 색채의 향기와 풍미를 즐기고 나 자신을 닦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렇듯 차를 마시는 행위는 중국인들에게 속세의 번거로움을 잊고, 자신을 다스리는 일종의 수기(修己)다.
이는 비단 개인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히 불교에서 승려들의 수행을 돕는 데도 일조했다. 전남 순천시에 위치한 선암사 주지 지허스님은 “중국 불교에서는 다선일미(茶禪一味)라 하여, 승려들이 홀로 고행을 할 때 차를 마시며 번뇌를 잊기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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