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Prima della rivoluzione/ 이탈리아 / 1964년 / 115분 / B&W

스탕탈 원작의 <파르마 지방의 납세소>를 각색한 이 영화는 체제에 순응하는 것과 자유로운 저항 사이의 대립을 보여준다. 열정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청년 파브리지오는 급진적인 정치 동맹과 부르주아적 여성과의 결혼,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있다. 그는 외면적으로는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의 분신인 아구스티노를 통해 불안함과 고뇌가 드러난다. 그는 그 갈등을 숙모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성적으로 표출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그토록 저주했던 받아들인다.

 이 영화에서 자신을 속박하는 종교와 특권에 분노하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며,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부르주아 계급의 청년 파브리지오는 감독 자신이다. 부르주아 출신인 감독은 언젠가 자신도 다시 그 계급으로 편향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고, <혁명전야>를 통해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결국은 ‘혁명 이전’일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혁명전야>는 베르톨루치 감독이 24살에 만든 영화로, 이후 그의 영화에서 기본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 성적 정치적 차원에서의 분열, 순응과 혁명 사이에서의 갈등, 아버지에 대한 프로이트적 해석 등이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그에게 많은 영향을 준 고다르의 영화로부터 많은 장면을 차용하여 작품 속에서 재현하였고, 새로운 화면 구성을 시도하였다. 그는 아직 완벽하게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 이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이탈리안 뉴 시네마의 새 기수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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