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말하기로 마음을 움직여라

대화를 뜻하는 영어 ‘conversation’의 ‘con’은 ‘함께’란 뜻이다. 또 한자어 대화(對話) 역시 ‘마주 대하다’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즉, 두 단어 모두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대화법 전문가 데일 카네기는 대화법의 핵심이 인간관계란 것을 일찍이 간파했다. 처음에 그는 화술 강의를 받은 수강생 몇몇이 여전히 대화법에 자신 없어 하자 그 이유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카네기는 대화란 인간 사이에서 이뤄지는 모든 행위라는 간단한 진리를 깨닫는다. 이후 그는 세계적 스테디셀러인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저술하고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해 인간관계를 바탕에 둔 대화법을 가르치고 있다.

카네기 연구소 한국 지사 최염순 소장은 “모든 인간관계는 광범위한 의미의 대화를 통해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원활한 인간관계의 기초는 상대에 대한 친밀감이다. 이 친밀감은 인사를 주고 받는 것과 같이 서로를 인식하는 행위에서 출발, 이야기를 통해 상대의 정보를 많이 얻음으로써 더욱 굳건히 형성될 수 있다. 특히 감성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타인과 원활한 관계를 맺는 대화법은 하나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대화법이란 말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기술 쯤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시선처리·손의 위치 등과 같은 대화 기술만 가르치는 화술 강의가 성행하는 이유도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카네기 연구소 측은 흔히 웅변하면 떠오르는 부자연스러운 손동작과 말투가 그런 기교 중심의 교육이 정점을 이룬 예라고 비판한다. 진정한 의미의 대화법은 진실을 전달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력이라는 것이다. 가시적인 기교만을 배울 생각으로 카네기 연구소를 찾는 사람들 중 일부는 대화의 본질을 먼저 설파하는 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기도 한다.

지난 학기 우리 학교에서 ‘리더십훈련Ⅱ’강의를 맡았던 최염순 소장은 이화인들의 대화법이 현대 대학생들의 특징과 대체적으로 일치한다고 말한다. 현대 대학생들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실리적인 사고에 밝지만 상대의 진심을 보살피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남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서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모두 상생하는 win-win전략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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