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미 대선이 막을 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정통성 시비에 휘말렸던 지난 4년 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집권 2기를 시작했다. 특히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함으로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강력한 뒷받침도 얻게 됐다.

앞으로 부시 대통령은 더 막강해진 힘을 바탕으로 미국중심주의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9·11 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일방주의적 외교 정책을 견지해 왔다.

부시 행정부가 최우선 순위를 놓고 다룰 대외 정책은 역시 이라크 사태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 후속 대책이 마무리 되는 대로 대외 정책의 초점이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대량살상무기 확산 쪽으로 옮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 문제 및 북핵 문제와 긴밀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반테러에 발 맞추라는 요구를 더 강력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년간 우리나라는 대미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지못한 채 끌려만 다녔다. 대북문제만 하더라도 미국은 당사자인 우리나라 보다 중국·일본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더욱 강력한 미국 중심의 외교를 펼친다면, 우리나라는 더 배제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미 대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도 앞으로 펼쳐질 한미 관계에 대한 불안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S 1라디오가 4일(목) 하루동안 20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의 대북선제공격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대북정책기조도 강경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 대선 결과가 대 한반도 정책 및 북핵문제·한미동맹문제 등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분석한 후, 향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 초당적 대미외교를 통해 우리의 실리를 찾을 수 있는 정책을 세워 자주외교 노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대미외교라인 강화도 필요하다. 양국의 협력은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이 아니라 대화와 상호존중 정신으로 이뤄져야 한다. 부시 미 대통령 역시 집권 2기를 맞은 만큼 좀더 성숙하고 발전적인 정치를 펼쳐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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