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이 선보인 시기를 넷스케이프·익스플로러 등의 웹 브라우저를 통해 현재와 같은 형태의 인터넷이 처음 구현된 10여년 전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잡은 인터넷의 기원이 60년대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인터넷은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해온 것일까.

인터넷은 1969년 미국에서 구축한 ‘ARPANET(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Network)’에서 시작됐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이 네트워크는 냉전 중 소련의 공격에 의해 중간 단계의 시스템이 파괴되더라도 다른 시스템 연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구상된 것이었다.

ARPANET은 미국의 여러 군사용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유지돼 오다 미국 국방부에 협력하고 있던 대학·연구소로 점차 개방됐다. 이런 과정에서 민간기업과 대학·연구소 등이 참여해 ARPANET 네트워크를 목적별로 분리하기 시작했고 학문 분야와 상관없이 접속 가능한 네트워크로 범위가 확대됐다. 자료의 전송량이 늘어남에 따라 ARPANET는 군사 목적의 MILNET과 비군사?목적의 ARPANET으로 나뉘었다. 군사적 용도가 배제된,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인터넷이 출현한 것이다.

1989년 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CREN)가 ‘하이퍼 텍스트’를 고안해 냄으로써 수평적 정보 조직 시스템은 보다 더 견고해졌고, ‘거미줄처럼 얽힌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 탄생했다. 마뉴엘 카스텔 교수는 그의 저서 「네트워크 사회의 도레에서 “‘월드와이드웹’은 초기 인터넷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없었던 이들에게는 사용하기 어려운 네트워크였지만, 이후 온라인 상의 정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로 도약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인터넷은 기업들의 영리 추구에 의해 상업적 네트워크로 발전했고, 일반인에게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본격적인 성장은 각국의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돼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이뤄진 셈이다.

인터넷은 인종·국가의 차별 없이 평등하게 발전했고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매체로 인식돼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학교 김미란 강사(컴퓨터학과)는 “‘InterNIC’이라는 기구로부터 kr·jp 등의 국가별 도메인을 부여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은 자국의 기관을 별도의 국가 도메인 없이 edu(미국대학)·gov(미국정부)·mil(미국군대) 등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이 인터넷에 대해 종주국이라는 의식이 강한 것은 인터넷의 기원이 미국에서 비롯됐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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