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라오스식 중국어 공략법(1)

그의 공부법을 공개하자면 이렇다. 사실 그가 베이징에 출장 간 사이 이 글을 쓰게 되서 허락 없이 공부법을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감이 임박했고, 더 미뤘다간 (과연 존재하는지 궁금한)독자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라 생각하고 일단 일을 벌려본다.

(그의 법칙인 만큼, 단정적인 말투로 쓰겠다. 가령, '~라고 한다' 보다 '~다'라는 식으로.)

1. 먼저 학기가 시작하기 두 달 전 쯤 중국에 들어오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건 어느 학교로 갈 것인지 확실히 정했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만약 학교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더 일찍 들어와서 여러 대학의 방학단기 연수 수업을 청강해보고 결정할 것을 권한다. 유학원을 통해서 올 경우 그들이 추천하는 대학 중에서 고르게 되므로 비교적 선택의 폭이 좁다. 한국 학생들이나 유학원에 의존하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여기저기 시팅(试听=청강, 들어보다)해보고 결정한다. 시팅한다고 뭐라 하는 학교는 없으니까.

그러나 사실 보통화(普通话=표준어)권이면 어딜 선택하나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일이 자기하기 나름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아무튼 일단 학교를 골랐으면 개강일까지 약 2개월~2개월 반 가량의 여유를 두고 들어온다. 연수 준비한답시고 한국에서 학원 다니다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 부질 없다고 생각한다. 그 돈으로 중국에 하루라도 빨리 들어와서 라이브(Live) 강의를 듣는 게 낫다. 거리에 널린게 명강사요, 명강의니까.

2. 중국에 일단 발을 들였다면, 한국어는 입도 뻥긋 말아라.

어차피 혼자 왔다면 벽보고 말하는 게 아닌 이상, 한국어 쓸 일이 없다. 하지만 유학원을 통해 올 경우 이 역시 불가능 하다는 것은 앞서 설명했으니 더 얘기 않겠다. 사실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언어 체계가 한꺼번에 뇌 속에서 윙윙 돌아가다 보면 간섭현상이 생긴다. 한국어 어순으로 중국어를 말하게 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또 깐에는 10년 이상 배운 영어라고, 막 중국에 떨어졌을 때는 중국어(혹은 한자)보다 영어가 더 반갑게 마련이다. 그리고 중국 학생들 중에 우리랑 중국어로 얘기하다 도저히 못 알아들으면 영어로 설명하는 녀석들이 있는데, 그럼 예의상 내 쪽도 영어 몇 마디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돼버린다.

"워컴 히어 이호우(我 come here 以后 = 내가 여기 온 후에)", 혹은

"니 돈슈어 바(你 don't 说吧 = 너 말하지 말아봐봐)."

이 역시 간섭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농담이 아니라, 당황하니까 이렇게 바보 같은 말을 하게 된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완전하게 한 가지의 언어체계에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좋다.(그런 의미에서 이 칼럼은 내겐 너무 큰 압박이다. 일주일 간의 학습량을 반 정도는 까먹는 기분이다ㅡ.ㅡa)

3. 슈어하뉘를 외워라.

슈어하뉘는 딴 게 아니고, 초급 수준의 회화 교재 이름이다, 「说汉语」책 이름도 절묘하다. 억지로 풀이하자면 우리들의 미션인 '중국어로 말하라' 아니겠는가. 사실 개강하기 전까지 뭘 해야 할지, 물론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교재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혼자 고민하자면 이것도 큰 일이다. 이런 저런 교재 뒤적여 보는 작업도 번거로울 뿐 아니라, 처음 중국 땅에 떨어져서 서점 찾고, 서점 들어가 책 사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작업을 짱라오스가 대신 해준 셈이다. 교재는 학교에서도 구입이 가능하고, 굳이 서점에서 사겠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암튼 이 슈어하뉘를 외우는 것이 그가 주는 제1의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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