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버릇… 아니, 처음 버릇 끝까지 간다?
정식으로 수습기자가 된 후 처음으로 내 이름을 달고 나간 기사는 원고지 2매 분량정도의 짧은, ‘세계 석학 초빙 협약식’을 소개한 것이었다. 이 기사는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나에게 엄청난 시련을 안겨준, 뼈아픈 과거가 있는 기사였다. 원래 나는 교수님들의 인터뷰 기사를 맡았었다. 생각보다 쉽게 인터뷰를 끝내고 룰루랄라 마감의 끝을 달리던 내게 들린 부장언니의 한마디. “서영아… 그 기사 깨야겠다. 이걸로 다시 취재해 볼래?” 헉! 첫 기사부터 이게 웬 날벼락인가!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 후로도 나는 3번이나 ‘기사 깨짐’을 당하게 됐고 동기들이 기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겪게 된 마지막 ‘깨짐’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다행히도 2주 후에는 모두의 부러움 속에 금요일 마감을 이루고(두둥!) ‘삽질 컴플렉스’에서 벗어났지만, 그 때 선배들이 해 준 얘기는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에 공포로 남아있다.
“처음에 삽질하는 기자는 끝까지 그러던데…”


▶휴간에도 학보사와 함께∼
1달 동안 정신없이 취재하고, 기사쓰고, 마감하며 보내다 보니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그 때 우리에게 주어진 3주간의 꿀맛 같은 휴간! 휴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렸고, 시험공부는 제쳐두고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약속을 생각하면 행복하기만 했다.
이제 3주동안은 학보사 근처에도 오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첫 주부터 나의 다짐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3달동안 철저히 학보사에 익숙해져버린 것일까? 공강 시간이나 과제를 해야 할 때 자연스럽게 학보사로 향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몇 번이나 놀랐다. 결국 3주동안의 휴간에도 나는 학보사와 떨어질 수 없었고, 오히려 한가해진 학보사와 또 다른 애정을 쌓게 됐다.


▶이제 다시 시작!
1253호를 시작으로 이제 다시 기사제작 터널 속으로 걸음을 옮기게 됐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한번 더 힘을 내야겠다. 나중에 수습기자 시절을 돌아볼 때 후회보다는 만족이 남도록 더 열심히 취재하고, 더 열심히 학교를 살펴야겠다.
RE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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