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향한 이상과 현실 달라… 졸업 전에 희망 직종 체험해봐야

높은 청년실업률로 울상짓는 20대가 많은 요즘, 힘들게 취업에 성공하고도 1∼2년 안에 이직하는 사회초년생들도 늘고 있다. 이른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상만 좇는 ‘파랑새증후군’이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직장인 회원 53만7천68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1년 내 이직한 12만3천527명 가운데 65.7%(8만1천157명)가 2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직의 이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직장에서의 현실이 자신의 이상과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학부 때 가진 특정직업에 대한 이미지가 현실과 다른 것에 실망해 직장을 옮기는 것이다.


SK Communications 인력팀 이윤석 인사파트장은 “들어온 지 1~2년 내에 나가는 사람은 20% 정도 된다. 대부분 일을 쉽게 생각하거나 이미지만으로 선택했다 생각한 것과 달라 나가는 경우다”라며 “영화 속 직업의 이미지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대학생들이 지원분야를 고학년 때 다급하게 결정함에 따라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유명 대기업에만 몰리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대기업의 이미지만 보고 지원했다가 실무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직업에 대한 잘못된 환상으로 인해 좌절하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졸업 전에 희망하는 직업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졸업 전 직업경험의 통로는 인턴십, 단기·장기 아르바이트 등의 부직활동이 대표적이다. 지난 7~8월 두 달 동안 삼성 SDS에서 인턴십 활동을 한 장하나(비서·4)씨는 “인턴십을 통해 현장감각을 익힐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며 만족해 했다.
우리 학교 경력개발센터가 주선하는 인턴십도 많은 학생들이 이용한다. 경력개발센터 조문경 연구원은 “인턴십·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자신이 막연히 원했던 직업을 직접 경험, 취업 전에 진로조정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동안 패션유통회사 성주인터내셔널에서 인턴십을 한 고유미(의직·4)씨의 경우, “인턴십을 통해 평소에 관심있던 일이 생각보다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닫고 새로운 일에 흥미를 가지는 계기가 됐다”며 인턴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학생들은 단순 사무보조가 많은 인턴십의 내용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실제 업무를 경험해보지 않더라도 현장의 분위기나 업무패턴을 파악하는 ‘job shadowing’만으로도 큰 수확이라는 것이 경력개발센터의 의견이다. 실제 직장에 들어갔을 때도 초기부터 실질적인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문경 연구원은 “입사초기에 단순 사무보조가 거듭되는 데 좌절해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도 경험을 통해 알아놓아야 당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에 기댄 막연한 예상과는 달리 과도한 업무량과 단순한 잡무에 시달리는 사회초년생의 실상을 현실적으로 깨달을 수 있도록 스스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파랑새를 쫓는 20대의 바쁜 움직임이 무조건 이상과 현실이 다른 데 대한 좌절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화기업 홍보실 취업 1년 차 때 광고대행사인 JWT 애드밴처로 이직한 강새봄(국문·01년졸)씨는 “입사 초기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나다워질 수 있기 위한’ 이직이라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파랑새를 좇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적극적인 활동으로 ‘눈에 보이는 파랑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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