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 1962년 / 153분 / 미국, 프랑스

험버트는 대학에서의 불문학 강의를 위해 뉴잉글랜드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미망인의 집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한다. 집은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샤를롯의 딸 로리타에 한눈에 반했기 때문이다. 로리타의 당돌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한껏 빠져버린 험버트는 결국 샤를롯과 결혼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로리타와 계속 가깝게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틈틈이 로리타에게 접근하려고 시도해 보지만 곧 샤를롯은 로리타를 기숙학교에 보낸다. 그러던 중 로리타에 대한 마음을 샤를롯에게 들키고 그 충격에 샤를롯은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만다. 이제는 방해꾼도 사라졌고 마음껏 로리타를 대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의붓아버지가 되어서라도 로리타에게 접근하려는 잘못된 욕망은 번번히 실패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마저도 은근히 무언가를 기대하지만 기대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에 더해 누군가가 험버트를 쫓고, 험버트는 로리타가 자신을 떠날까 노심초사한다. 이뤄지지 않는 욕망에 험버트는 더더욱 뜬 구름을 잡고자 노력에 노력을 더하지만 그것은 집착일 뿐이다. 그 집착이 강할수록 험버트는 파멸의 길로 들어서고 만다.

이 영화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흑백 영화다. 나보코프는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원작과는 달라졌지만 큐브릭을 천재라 인정하고 감탄했다고 한다. 단순한 성욕에 대한 풍자가 아닌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험버트가 욕망을  품는 대상 로리타는 콜라를 마시고 나쵸를 씹는다. 예쁘지만 우아하지 않고 오히려 천박해 보이는 로리타에 목매는 험버트의 모습에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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