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타케시 / 1995년 / 108분 / 일본

가난한 노총각 아사오의 머릿속은 온통 '섹스'에 대한 환상과 집념으로 가득 차 있다. 아사오는 TV, 비디오를 통해 카섹스를 보며 멋진 차를 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 그래서 산 차가 고물차이던가. 겨우겨우 제대로 된 차를 사지만 섹스에는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던 중 비행기에서 섹스하는 것을 떠올리게 되고 일등석에서의 섹스를 위해 또다시 엉뚱한 일들을 벌인다.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자 폭력조직의 한 사람으로, 투명인간으로 변해 갖가지 일들을 벌인다.

감독인 기타노 타케시는 '하나비','소나티네' 등의 감독이자, 일본의 유명한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다. 그가 감독으로 데뷔해 첫 작품을 개봉했을 때, 관객들은 진지한 내용의 영화였음에도 배우로 등장한 그의 얼굴만 보고도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 하고 있습니까?'는 여타의 작품과 다르게 '비트 다케시'로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상상력이 지나치다 못해, 자기 자신도 감당하지 못해 쓰러질 정도로 황당하고 유치하다. '고스트 바스터즈', '플라이' 등 온갖 영화들을 자신의 영화 속에 섞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감독의 난장판 코미디를 보며 마냥 유쾌하진 못하다. 주인공 아사오는 정말 '별짓'을 다하지만, 주인공이 우리가 기대하는 '섹스'에 성공하진 못한다. 성공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마지막엔 더럽고 추한 '똥파리'가 돼 거대한 똥통에 몸을 비벼대며 달려들다 더러운 결말을 맞이한다. 아사오의 부질없는 성욕은 결국 채워지지 못하고, 추한 욕망만큼 추한 그의 모습에 우리는 결코 유쾌한 웃음을 터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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