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페인/1999년/103분/미국

학교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politically correct"란, 미국의 상상적 자아를 훈육하는 곳이란 명분을 깨트린 영화로, 결국 학교 자체도 정치적 음모를 가진 성인들을 위한 놀이터란 사실을 까발린 영화다. 동시에 미국의 뿌리 깊은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90년대 이후의 정치적 탈중심성을 낱낱이 들춘다. 

영화 속 인물들은 미국 사회의 대표적인 지위를 나타내는 점에서 단순한 코미디가 아님을 시사한다. 공화당, 민주당, 상류층 그리고 소수자. 공화당 경향을 지닌 리즈 위더스푼의 고집 세고 얄미운 모습과 민주당 매튜 브로데릭의 뚝심 없는 덜떨어진 행동은 풍자를 넘어선 유머를 보여준다. 무거운 주제를 학교의 회장 선거라는 소재에 접목함으로써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다. 생각 없이 보면 즐겁지만 영화 속의 상징과 비유를 되씹어보면 웃던 자신이 미워질 수도 있다. 

갑자기 스톱 화면을 보여주거나 내레이션의 시점이 변화는 기법들은 이 영화가 제시하는 날카로운 풍자의 진면목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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