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우나영(동양화·02년졸)씨

넥슨사가 만든 ‘바람의 나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라인 그래픽 게임이다.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게임은 동시 접속자 수가 6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 있다. 이 게임의 캐릭터와 몬스터·아이템을 책임지는 넥슨 ‘바람의 나라’ 팀 그래픽 디자이너 우나영(동양화·02년졸)씨를 만났다.

캐릭터는 어떻게 기획되는가.

우선 기획팀에서 게임 스토리의 컨셉을 잡고 그에 맞는 캐릭터를 기획한다. 예를 들면 ‘옆집 엄마가 아픈데 약을 구해오면 다른 퀘스트(게임에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푸는 열쇠를 준다’는 스토리가 있다고 하자. 아픈 엄마 캐릭터는 최대한 불쌍하고 아파 보이도록 그린다. 약을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호랑이 몬스터도 이 스토리에 필요하다. 그냥 호랑이는 허전하니까 뿔이 달리거나 이빨이 길게 나오는 등 특징을 잡아 디자인한다. 캐릭터 하나당 공격하는 동작·맞는 동작·죽는 동작·걷는 동작을 각각 3~4개씩 그려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처럼 연결시킨다. ‘바람의 나라’의 경우 2D 게임 전용 도트 프로그램을 이용, 점묘화처럼 점을 하나하나 연결해 캐릭터를 그린다. 도트라는 작은 점을 하나하나 찍어 캐릭터를 그리기 때문에 점을 찍었을 때 멀리서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빨간 점과 파란 점이 하나씩 있을 때 먼 곳에서 보면 두 색이 섞여 보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캐릭터 디자인에 응용하는 것이다. 점 하나로 캐릭터 자체의 인상이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에 특히 심혈을 기울인다.

게임 캐릭터의 외모나 성격은 어떻게 차별화시키나.

캐릭터들은 유저들이 어떤 직업을 고르고 어떻게 키우는가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진다. 몬스터는 퀘스트의 성격에 따라 힘과 마법 능력에 차이를 둔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의 형상에 가장 가까운 몬스터가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바람의 나라 몬스터 중 하나인 ‘동굴의 전령’을 예로 들면, 다른 몬스터들처럼 힘센 이미지가 강한 용이나 호랑이 대신 사람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그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캐릭터의 표정도 신경 써서 그린다. 3D게임은 표정을 한번에 적용해 그릴 수 있지만 2D게임의 경우는 캐릭터마다 새로운 얼굴 표정을 하나 하나 그려야 한다. 귀여운 소녀가 컨셉이라면 윙크하며 웃는 얼굴을 >.< 로 나타낸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면 이런 점 때문에 2D게임 쪽에 더 재미를 느낀다.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 개발이나 연구 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기존 게임의 경우는 분위기에 맞춰 캐릭터나 몬스터·아이템 등을 추가하는 것에 주력한다. 이 때 신선함도 필요하지만 그 동안 유지해 온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요구된다. 캐릭터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의 구미에 맞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다. 요즘 이용자들은 캐릭터의 비주얼적인 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캐릭터가 공격을 할 때 불꽃이 화르륵 튀거나, 마법을 쓸 때 회오리 바람이 나오는 것과 같은 효과에 신경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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