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130개·음식점 215개로 이미 포화상태

기획 연재 - 학교 앞 교육환경을 진단한다


학교 앞(이대 전철역∼신촌민자역사)을 아무리 살펴봐도 빽빽히 들어선 옷가게·음식점 사이에 ‘대학갗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외부에서는 이대 앞을 ‘대학 문화가 살아 숨쉬는 대학갗가 아닌 ‘미용실과 옷가게가 잘되는 최고의 상권’으로 인식한다. 심지어 한 포털싸이트의 지역검색 컨텐츠를 홍보하는 CF에서는 ‘이대 앞 미용실’이라는 광고문구로 학교 앞 소개를 집약한다.


쇼핑을 위해 구리에서 이대 앞까지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강민정(21세)씨는 “TV 속 이대 앞은 언제나 크고 작은 옷가게와 미용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정문 앞 귀금속점 SHON의 우희진 대리(31세) 역시 “이대 앞은 쇼핑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공간”이라며 이러한 인식은 학교 앞에 상점을 개업하도록 유인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학교 앞 밀집된 상점들이 ‘학교 앞=상권’이라는 인식을 강화시키고, 이러한 인식이 역으로 상업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악순환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학교 앞에 빼곡히 들어선 상점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다. 서대문구청이 학교 앞 상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점포의 영업이 잘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9.0%가 ‘아니오’로 응답했으며, 그 중 21.3%가 영업이 부진한 이유로 ‘유사업종의 밀집으로 인한 경쟁관계’를 꼽았다.


서대문구청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학교 앞에는 음식점 215개·술집 162개·미용실 130개가 위치해 있다. 반면 ‘여대’와 ‘번화갗라는 우리 학교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성신여대의 경우, 음식점 59개·술집 103개·미용실 22개로 조사됐다. 술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 학교 앞 상점 수의 1/2도 되지 않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앞 상업화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대형 쇼핑몰들이 이미 쇼핑몰 과밀화 상태에 이른 동대문의 대안으로 ‘이대 앞’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 쇼핑몰들이 앞다퉈 이대 앞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메이퀸’이란 상호명으로 개장을 준비해 이화인들의 거부감을 일으켰던 정문 옆 쇼핑몰은 현재 패션(FASHON)과 벌(BEE)의 합성어 ‘파비’(FABEE)로 이름을 변경, 개장을 준비 중이며 현재 80%가 분양된 상태다. 경의선 신촌민자역사에도 쇼핑몰 ‘밀리오레’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2층·지상6층의 이 건물은 2006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며 현재 90%의 분양률을 나타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6년 8월에는 이대역 2번 출구와 정문사이 대현동 56∼40번지에 13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이 세워지며 이 중 6개 층이 패션몰로 채워진다. 대현2구역재개발조합은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현재 상가 분양을 시작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 머지않아 학교 앞은 ‘대학갗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제 2의 동대문’·‘거대 쇼핑타운’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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