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총학)는 지난 5일(목)·16일(월) 이화인에게 발송한 민주납부 신문 1·2호에서 2학기 등록금 민주납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 1학기에 이뤄진 10번의 등록금 회의와 현재도 진행 중인 천막 농성에 그치지 않고 총학이 2학기에도 등록금 투쟁(등투)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총학이 등투에만 활동을 집중하자 이화인들은 다른 학내 중요 사안에도 신경써야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9월에 개장을 앞두고 현재 공사를 진행중인 정문 옆 대형쇼핑몰 ‘파비’다. 이 건물은 현재 학교와 아무런 경계가 없어 학교 건물 중 하나처럼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이화인의 보행로까지 잠식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안전대가 제대로 설치돼있지 않은 공사장 주변을 매일 지나는 이화인들은 안전 사고에 대한 불안을 매일같이 느껴야한다. 지난 10일(화) ‘파비’ 공사장 옆을 지나던 한 외부인이 다친 사건을 통해서도 이화인의 안전이 학내에서 결코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자치 공간의 부족 역시 총학이 출범할 당시 지적했던 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총학은 그동안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이화인들은 완공된 종과C동 건물과 얼마전 착공에 들어간 신세계관·교육관 신관에서 자치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총학은 이화인의 의사를 전달할 통로를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못했다. 또한 이화광장 내 자치 공간 확보나 이화캠퍼스센터(ECC) 내 문화상업시설 유치 등의 문제에서도 이화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더욱 앞장서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총학은 이제부터라도 등투 뒤로 쌓여있는 이화 내 고질적 문제들과 일상의 불편에도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총학이 한가지 문제에 매몰된 사이 분양을 시작한 신촌민자역사 ‘밀리오레’ 등 ‘이화 밖 외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고, 학생 복지 개선 등 이화인의 건의 사항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총학이 지난 선거에서 내세운 자치 공간 확보와 학교 앞 상업화 저지 등의 공약이 실천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총학은 등투 말고 하는 것이 뭐 있느냐’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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