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측 등록금 동결 요구, 학교측 1.5% 인하 고수

등록금 인상률에 대한 학생대표자들과 학교측의 의견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양측은 천막철거·민주납부 등의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총학생회(총학)가 등록금 투쟁을 위해 설치한 천막을 7월30일(금) 총무처가 강제 철거하면서 이러한 대치상황은 심화됐다.
천막 철거와 관련해 총학은 2일(월) 중앙운영위원회를 소집, 학생처·총무처·총장실을 차례로 항의방문하고 신인령 총장에게 천막 반환과 등록금 회의 재개를 확답받았다.
같은날 총무처로부터 반환받은 천막을 본관 앞에 재설치하던 총학은 이를 저지하는 학교측 경비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0일(화) 오후3시 학생문화관에서 진행된 10차 등록금 회의에서 양혜순 총무처장은 “천막 자체가 등록금 투쟁의 상징이지 목표는 아닐 것”이라며 “천막은 불법설치물이므로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에 총학은 11일(수) 신인령 총장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현재 자보와 선전물 등을 통해 등록금 투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방학 중 처음으로 열린 10차 등록금 회의에서 등록금과 관련한 논의는 학교측과 총학이 각기 제시한 등록금 1.5% 인하안과 등록금 동결안의 거리를 재확인했을 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총학이 등록금 투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주 납부 운동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 납부는 등록의사가 있는 학생이 인상되기 전 등록금 금액분을 학교가 아닌 학생회 계좌로 납입하는 제도이다. 총학은 민주납부에 대한 이화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주소가 확보된 3천여명을 대상으로 민주납부 신문 1·2호와 납입 고지서를 발송했다. 이에 앞서 12일(목) 송덕수 학생처장은 “총학의 민주 납부를 인정할 수 없으며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메일을 이화인들에게 보냈다.
16일(월) 학생처는 공문을 통해 “총학이 배포한 각종 선전물들이 사실을 왜곡, 과장하고 있다”며 96년도 민주납부에 참여한 학생은 2천여 명이 아닌 7백여 명이라고 밝혔다. 또 98·99년도에 등록금이 동결됐던 이유는 학생들이 민주납부를 한 결과가 아니라 IMF체제로 인한 교육부의 권고였음을 총학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경희 총학생회장은 “96년도 민주납부 참여자에 대한 수치 계산에는 착오가 있었다”고 답하면서도 “외부기관인 교육부의 권고에도 등록금 동결이 가능했는데 이화인들의 동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총학과 학교측의 갈등 국면 속에서 이화인들은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최아람(불문·3)씨는 “총학의 등록금 동결에 대한 의지에는 동의하지만, 학교측에서 민주납부가 안전하지 않다고 밝힌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현실 기자 realityhs@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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