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벌써 2달 동안의 예비수습기간이 끝나고 정식으로 수습기자가 됐다. 시험을 보러 학보사에 왔을 때부터 합격자 명단을 봤을 때, 그리고 2달 동안 74기 친구들과 힘들지만 알차게 방학을 보낸 일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처음 학보사에 들어와 전화받는 일부터 맥 다루는 일을 교육받던 일, 몇일동안 밤을 새워가며 색인 숙제를 하던 일-사정을 잘 모르는 친구들은 대학생이 무슨 방학숙제를 하냐며 놀렸었다. 더운 방 안에서 다같이 토론하던 학술 세미나 때, 직접 선배를 인터뷰 하고 빽을 받아 기사를 완성했을 때, 또 직접 취재를 해 보았을 때 등등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OT과제이다. 처음엔 귀찮게만 보였는데 동기들과 팀을 짜서 샤갈 전도 관람하고, 평창동에 있는 갤러리도 방문하고, 맛있는 카레도 먹고. 또 경마장에 가서 목소리 높여 응원도 하고, 직접 촛불 시위에 참여해 시민들을 인터뷰 하면서 나름대로 뿌듯하기도 하고 즐거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경험 외에도 학보사에서 생활한  2달 동안 나는 벌써 많은 것을 얻었다.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핑계대며 투덜댔었는데 학보사에서 예비 수습으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점점 시간을 쪼개어 쓰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끊임없이 자기비하를 하고 남을 부러워했었는데 학보사 기자로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처음엔 ‘정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해야 하기 때문이다’란 문구처럼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할 수 있게 됐다.

또 74기 친구들과 많은 선배들도 내가 얻은 것 중 하나다. 이 사람들은 '내가 학보사에 들어오길 정말 잘했구나'라고 느끼게 해 주었다. 학보사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경험들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나올 개강호를 위해 나는 첫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이 설레는 마음을 잊지 않고 2년 동안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해야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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