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9천9백만 걸음. 아직은 단 한걸음!
아직 내가 갈 길은 멀고도 멀다.
이제 시작을 향한 첫발을 조심스레 내딛었을 뿐이다.

입학하고 한 학기가 끝나갈 무렵 조심스레 넣었던 학보사 원서. 그리고 신문 귀퉁이에 조그맣게 실려 있던 합격자 발표. 대학 합격자 발표보다도 어쩌면 더 기다렸던 소식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학보사 안에서 어리버리하게 있는 동안 일정은 착착 돌아가고 있었다.

방학동안 너무 많아서 과연 다 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던 색인 과제를 시작으로 매일 이어지는 상평, 색인이 끝나자 찾아온 오티 과제들 그리고 여러 실전 TR들을 거쳐 드디어 개강호 제작이 코 앞에 다가왔다.

학교 다니는 걸 싫어하고 (학교가 싫기 보다는 게을러서 -_-;) 조용히 침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것이 취미이던 내가, 황금 같은 여름방학 기간동안 매일 학보사에 나와야 했다. 게으름을 부릴 수도 마음 편히 친구를 만나기도 힘들만큼 바쁘게 달려왔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더운 여름이었지만 '세미나를 하는 강원도는 춥지 않을까' 싶어 챙겨갔던 얇은 점퍼는 펴 보지도 못한 채, 방안에서 2박 3일동안 내내 세미나 주제에 관한 토론을 해야 했던 일과 2시간 간격으로 꼬박꼬박 들어오던 맛있던 간식들. 역시 찌는 듯 더운 오후에 지상이와 문화지도를 그리기 위해 몇 바퀴를 돌았던 대학로, 연습이었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집회에 참여해 처음으로 취재하는 기분을 느꼈던 일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추억도 생겼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고개는 많다. 첫 걸음에 지치지 않도록 천천히 한걸음씩 앞을 향해 나갈 것이다.

74기 파이팅 앞으로도 좋은 추억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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