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는 습지환경 파괴범'
이산화탄소는 습지환경 파괴범'
  • 채라다 기자
  • 승인 200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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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강호정 교수가 참여한 연구 논문 「네이처」지에 게재

지구 온난화 부추기고 인체에도 악영향 끼쳐



우리 학교 강호정 교수(환경학 전공)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에서 용존유기탄소가 습지와 하천을 오염시킬 때, 이산화탄소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용존유기탄소가 생물체에서 발생해 물에 녹아있다가 미생물의 분해로 이산화탄소가 돼 하천을 오염시키는 물질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과정과 원인은 규명돼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와 습지 내 용존유기탄소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햇빛이 통과하는 돔인 솔라돔(Solardome)을 사용했다. 우선 솔라돔 두 개를 설치한 뒤 하나에는 자연상태와 같은 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다른 하나에는 농도를 2배로 높인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었다. 돔 안에 습지토양을 옮기고 흙에 식물을 심어 작은 습지환경을 만들었다. 관찰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자연상태보다 2배 높인 돔에서 다른 한쪽보다 용존유기탄소가 2배 높게 측정됐다. 이로써 이산화탄소가 용존유기탄소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팀의 가설이 증명됐다.

이어 연구팀은 보통의 이산화탄소보다 무겁고 눈으로 식별 가능한 이산화탄소를 습지식물에 주입한 뒤 식물 뿌리에서 용존유기탄소를 채취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습지 식물 뿌리의 용존유기탄소가 연구팀이 주입했던 이산화탄소에서 비롯했음을 확인했다.

연구에는 석탄의 일종으로, 죽은 식물이 축적돼 만들어진 이탄(泥炭)이 쌓여있는 이탄습지가 사용됐다. 유기물인 이탄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탄소를 내보낸다. 문제는 용존유기탄소가 이탄습지에서 흘러나와 하천으로 들어가게 되면 인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강호정 교수는 “용존유기탄소 자체는 해롭지 않지만 이것이 수돗물 소독에 쓰이는 염소와 결합하면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을 만들어 낸다”고 밝혔다. 현재는 그 발생량이 미미하고 끓이면 공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트리할로메탄의 양이 증가하게 되면 값싼 염소 대신 상수원을 소독할 다른 물질을 찾아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은 습지 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날아가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킨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광합성 작용으로 이를 흡수한 습지식물이 다량의 용존유기탄소를 만들어 뿌리를 통해 습지로 내보내게 된다. 미생물은 이를 분해해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다시 공중으로 되돌리면서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번 연구 결과로 최근 유럽·아시아 이탄습지의 용존유기탄소 증가는 물론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현상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가뭄이 습지의 용존유기탄소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그간의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둑으로 이탄습지의 수로를 막아 물이 흐르지 않게 해 인공적으로 가뭄을 만들었다. 그리고 수로를 막지 않은 보통의 이탄습지와 이를 비교했다. 수로를 막거나 막지 않거나 습지에 나타나는 용존유기탄소의 양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호정 교수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국제협약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연구 내용이 담긴 논문은 세계적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7월8일자에 발표됐다. 강호정 교수가 속한 연구팀은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 변화가 습지 내 용존유기탄소의 화학적 구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 이 습지 내 용존유기탄소의 화학적 구성 변화가 미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