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내고, 제방 쌓으면서 생태계 교란 심각해져

DMZ는 50년 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희귀한 야생 동·식물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두타연 동쪽의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246호)에서는 한국 특산종인 금강초롱이 발견된다. 마치 뱀이 입을 벌린 것 같은 모양의 참배암차즈기는 대암산 용늪 주변에서 자생하는 한국 특산식물 중 하나다. 또한 인제 인북천은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이후 자연적인 하천 생태계를 회복해, 대규모 버드나무 군락이 형성돼 있다.

DMZ에는 고라니·멧돼지·꿩과 같은 야생동물도 자주 눈에 띈다. 특히 고라니를 비롯한 야생 동물의 발자국과 배설물은 DMZ 전역에서 발견돼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사진1,2) 그 중 우리나라에 700여 마리가 산다고 알려진 야생동물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은 주로 DMZ 동부 산악지역에 출현한다. 동물 계통상 소목에 속하는 산양은 지구 상에 출현한 이래로 태초의 원시적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현재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중서부 평야지대에 위치한 철원지역은 겨울에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가 공존하는 곳이다. 철원평야는 섭씨 15℃ 정도의 얼지 않는 물이 솟아나고 먹이도 풍부해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류 10여만 마리가 겨울철 철원을 찾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밖에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좌우로 저어가며 먹이를 잡는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도 한강 하구와 서해안 갯벌에서 발견된다. 전세계에 1천2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는 동아시아 지역에만 900여 마리가 서식하며, 이 중 대부분이 여름철 한반도의 한강 하구와 서해안 갯벌에서 번식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DMZ에 도로를 내고 제방을 쌓으면서 생태계는 교란되기 시작했다. 현재 개발이 이뤄지는 곳은 대부분 생태적인 보존가치가 큰 지역이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아주대 소병천 교수(법학 전공)는 “DMZ를 접경지역 생태보존지구로 지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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