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통일대장정’ 다녀온 구향모(사회·2)씨

대학생이라면 ‘국토대장정’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 학교 역사기행동아리 ‘이다’도 통일의 의의를 되새긴다는 의미 아래 이번 여름방학동안 ‘제5회 국토종단 통일대장정’을 다녀왔다.

이번 대장정은 주최가 전국 대학생 기행 연합이었기 때문에 집행·준비·진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학생들이 도맡아 했다. ‘이다’ 또한 다른 대학 기행동아리와 함께 대장정을 준비했고 서울지역 기행연합의 각 동아리 회장·부회장이 서울지역 7개 조의 조장을 맡았다.

대장정은 기온이 37도를 웃돌던 7월27일(화)부터 8월15일(금)까지 20일간 진행됐다. 진주를 출발해 단성, 대전, 매향리, 파주를 지나 임진각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찌는 듯한 더위와 발에 잡힌 물집으로 애를 먹어야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이글대는 아스팔트를 몇 시간 동안 걷는 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햇빛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긴바지·긴팔로 온 몸을 가리고 걷다보니 체내의 수분이 증발하지 못해 사우나 효과가 일어나기도 했다. 발에 잡힌 물집은 발바닥의 1/3을 덮을 정도로 심해 고통스러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내가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힘들 때 곁에서 이끌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행군 중 소나기가 쏟아져 앞이 보이지 않고, 계속되는 비로 체온이 낮아져 감기에 걸릴 뻔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조원들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녹였고 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손을 끌어주었다.

우리는 오전6시부터 다음날 오전1∼2시 잠들기 직전까지 함께 밥을 짓고 한솥밥을 나눠먹으며 서로를 가족처럼 의지했다.

처음에는 ‘내갗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던 조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격려하고 손 잡아주며 ‘모두’를 위해 함께 걸어간 것이다. 결국 우리 조는 임진각까지 전원 완주했고, 절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20일 동안 함께했던 조원들과 완주의 기쁨을 나눴다.

인생에서 손 꼽힐 정도로 힘든 대장정이었지만 그 순간을 후회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모두들 힘들었지만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옆에서 나를 일으켜주는 사람을 떠올리며 지금은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반쪽자리 국토대장정이 아닌 한반도 전체를 종단하는 대장정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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