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전철역에서 학교로 향하던 도중 커피전문점에 들어간 한 이화인은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옆에 있는 홍보지에 눈길이 갔다. 무심코 지나치려다 ‘맛있는 커피 만드는 방법’이란 글귀를 보고는 나중에 쓸모있을 것 같아 집어들었다. 또 근처 옷가게에 들러 올 가을 유행코디법이 담겨있는 카탈로그를 받았다. 정문 앞에서 화장품 샘플과 함께 나눠준 무료 홍보지를 보곤 ‘볼 살 빼는 법’도 따라해 봤다.

이처럼 생활 속 정보가 더해져 배포되는 홍보지들이 무료 문화정보지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유행 정보와 카탈로그에 민감한 캐주얼브랜드·통신판매업체가 ‘매거로그’를 발행하면서 시작됐다. 매거로그(magalog)는 매거진(magazine)과 카탈로그(catalog)의 합성어로 상품을 사진으로 소개하던 기존 카탈로그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잡지를 뜻한다.

매거로그는 상품 정보에 유행·영화·여행 등의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해 한 권의 잡지처럼 보인다. 때문에 매거로그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한 번 보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소장했다가 필요할 때 수시로 꺼내 본다. 화장품 통신판매회사 DHC에서 발행하는 매거로그 ‘올리브’를 받아보는 김효진(23)씨는 “화장법이나 피부 관리법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어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고 전했다.

매거로그는 문화정보지란 느낌 때문에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매거로그 ‘OTTO’를 매달 발간하는 통신판매회사 ‘두산OTTO’의 관계자는 “잡지와 비슷한 겉표지나 자세한 상품 설명을 보고 느낀 소비자의 호감이 구매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신·화장품 회사 등 기업·단체가 발간하는 간행물인 ‘사외보’역시 문화정보지 역할을 한다. 이는 공연·전시 등을 여는 문화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술의전당·국립극장에서 발행하는 사외보 ‘예술의전당’·‘미르’는 자신들이 올리는 공연 소식뿐 아니라 관련된 기획기사 등도 싣는다. ‘예술의 전당’ 정기 구독자인 차지원(정외·2)씨는 “평소 무용에 관심이 많은데 그와 관련된 자세한 소식들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매거로그나 사외보의 긍정적 특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를 가진다. 이에 기존의 지면을 늘리거나 새로 발행 대열에 참여하려는 기업·단체들이 늘고 있다. 두산 OTTO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 제공 정보가 세분화되는 등 지금과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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