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Friends(프렌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남자3명·여자3명의 친구들이 벌이는 솔직 담백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통해 문화를 체험하고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9월4일(토) 오후5시 ‘프렌즈 시즌 #11’(http://Season11.cyworld.com) 스터디에 직접 참여해봤다.

함께 스터디하자며 두툼한 대본를 내미는 장우씨. 시작부터 걱정이다. 배역을 나눈 후 감정을 실어 읽어나가는 것으로 스터디는 시작됐다. 숙제로 그 날의 시트콤 장면을 보고 왔기 때문에 내용 파악은 이미 끝난 상태다. 긴긴 대본을 1시간 넘게 읽어 내려가는데, 모두 배역에 몰입해 실감나게 연기하는 통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진다. 씬 중간 중간 모르는 표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들. 자신의 의견을 더 잘 표현하려 구슬땀을 흘린다. 물론 스터디동안 절대 한국어를 사용해선 안된다. 금기다.

‘프렌즈’는 시즌 별로 방영한다. 이번 스터디는 4번째 시즌을 공부한다. 하루 분량은 에피소드 하나. 스터디 구성원들은 자신들과 같은 20대의 일과 사랑 얘기라 더 공감이 가고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말을 배울 수 있어 좋다”는 윤진씨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여느 드라마보다 센스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다며 거든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을 때, 드라마를 통해 영어를 공부하면 효과적일 것 같다고 판단해 귀국 후 이 스터디에 참여하게 됐다는 미지씨. 처음엔 ‘프렌즈’란 시트콤에 대해 잘 몰랐지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젠 ‘프렌즈’의 팬이 돼 버렸다는 진성씨. 직장을 다니다보니 문법이나 독해보다는 회화의 필요성을 절감해 스터디에 참여했다는 윤진씨.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5명은 매주 모여 끈끈한 정을 쌓아가고 있다.

진도를 다 나가면 그 날의 내용에서 주제를 선택, 프리토킹을 한다. 이번 주의 주제는 ‘앞으로의 계획’이다. 클럽을 운영하는 장우씨는 “처음에는 다들 소극적이고 영어만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힘들어 답답해하곤 했는데,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수다떠느라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라며 자랑스러워한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물어보니 대답이 제각각이다.
-Chandler가 좋아요. 우선 잘 생겼고 웃기는 캐릭터거든요. 하지만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실제로는 속이 꽉 찬 사람이기 때문이죠. 항상 장난을 치는 듯 하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선 앞장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요. ­장우씨
-저랑 많이 닮은 Phoebe를 좋아해요. 엉뚱한 생각에 많이 공감하거든요. ­영록씨
-처음엔 Ross를 좋아했는데 요즘엔 외모와 다르게 엉뚱하고 귀여운 Phoebe 쪽으로 쏠리고 있어요. ­미지씨
-처음엔 철부지였다가 마지막 회로 갈수록 점점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Rachel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또 제일 예쁘기도 하죠.(웃음) ­진성씨

즐기면서 알차게 공부하는 그들. 스터디를 통해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더 좋다고 한다. 시트콤 ‘프렌즈’를 통해 진정한 프렌즈를 만들어가는 그들이 새삼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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