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고 이제 과제의 압박이 시작됐다.

그 중 ‘무임승차’ 조원이 내 성질을 건드려도 참아내야 하는 팀과제는 특히 부담스럽다.

얼마 전, 생일파티가 있다며 조모임에 나오지도 않고 커뮤니티에 아무 자료도 올리지 않은 사람에게 발표를 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발표하는 날까지도 수업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나와 다른 조원들이 낭패를 보게 했다.

급기야 교수들은 자기 조원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대안까지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팀과제는 무임승차자에 대한 우려 때문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개인과제보다 짜증나는 대상이다.

다른 이들의 노력과 업적에 편승하려는 이런 ‘무임승차’ 현상은 비단 강의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내 소신이나 정치 관념 없이 당 이미지나 평가에 따라 그 덕을 보겠다고 이 당 저 당 날아다니는 ‘철새’ 정치인들이 그렇다.

또 중소기업들이 고생 끝에 기반을 닦아 놓은 시장에서 상품성이 보이면 그제서야 달려들어 이익을 챙기는 대기업도 아무 노력 없이 발생하는 이익을 ‘날로 먹겠다’는 심보다.

하지만 이런 무임승차를 반복하는 사람들은 약간의 시간과 이익을 얻는 대신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남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가 할 일까지 남에게 맡겨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다른 이들을 따라갈 수 없는 무능력과 세상의 비난만이 자신에게 돌아올 뿐이다.

며칠 전, 70대 할머니가 37년 전에 생활이 어려워 자주 열차에 무임승차했다며 현금 30만원과 사과 편지를 서울역 역무과에 놓고 간 일이 있었다.

이 할머니처럼 버스나 기차를 말 그대로 ‘무임승차’한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그 값을 치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능력을 발전시켜야 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남에게 해까지 끼친 무임승차는 나중에 그 무엇으로 사죄할 수도, 또 잃어버린 자신의 신뢰를 회복할 수도 없다.

잠깐 편하고자 다른 이들의 노력에 기생하는 사람들, 이 말을 잊지 말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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