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리그 수업을 듣는 연세대 최병렬(경영·2)씨

“경쟁률 600:1이라는 소문에 속았어요.” 지난 학기 휴학을 했기 때문에 ‘YES리그’에 대해 뒤늦게 알게된 연세대 최병렬(경영·2)씨는 경쟁률이 치열할까봐 친구들과 의논하지도 못하고 부랴부랴 학점교류 과목을 신청했다. 활발한 분위기를 상상하며 첫 수업에 들어간 최병렬씨는 정작 남학생이 자신 딱 한 명 뿐이라는 것을 알고 당황했다고 한다. “저도 처음에는 모자만 쓰고 다녔는데 이제는 조금 다닐만 해요”라며 머쓱해하는 그는 아직도 수업을 듣는 교육관과 학관 밖에 모른단다. 최병렬씨에게서 ‘학점교류 체험기’를 들어봤다.

­학점교류 과목을 듣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우리 학교에도 여학생이 있긴 하지만 여대의 분위기는 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화여대에서 수업 한 번 들어보고 싶다고들 난리여서 정말로 다들 신청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신청을 하고 학교에 와보니 남학생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수업도 61명 중에 남학생은 나 혼자 뿐이다. 같이 수업듣는 60명의 여학생들도 어색해 하는 것 같은데, 남학생이 한 열명만 돼도 덜 어색할 것 같다. 인원도 많은데다 강의 중심으로 진행하는 수업이다 보니 분위기가 약간 경직돼 있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지 못하고 그냥 학교만 왔다갔다 하고 있다.

­어떤 수업을 듣는가?

특수교육과에 개설된 ‘특수교육의 이해’를 듣고 있는데 다른 학교에 공개하는 수업이어선지 수업의 질도 좋고 교수님의 카리스마도 마음에 든다. 처음 신청할 때 개설한 과목이 20여 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 중 영어 강의 10과목 정도를 제외하고 의대 과목은 들을 수가 없고 여성학은 왠지 감당이 안될 것 같고… 이렇게 하나씩 검토하다가 이 과목을 선택하게 됐는데 지금은 대만족이다. 이 수업을 통해서 평생교육원에서 발달 지체 장애인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을 하게 됐는데 수업도 수업이지만 봉사활동이 정말로 재미있다. 편하게 얘기를 하면서 관계를 쌓는 것이 즐거워서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시험이나 수업 분위기는 많이 다른가?

이대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말들이 많아서 여느 때보다도 열심히 했다. 수업 분위기는 대체로 비슷한데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재밌는 점이 있다면 ‘여대식의 유머’가 있다는 것이다. 군대에 대한 이야기도 새롭게 들리고 금혼제에 대한 것도 신선했다.교수님의 “남자친구도 한 번 사귀어 보고 졸업해야 하지 않겠니”라는 농담도 재밌고 느낌이 색달랐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친구들이 하도 물어봐서 이제는 이대에 대한 스케치에서부터 내가 듣는 수업 내용을 곁들인 봉사활동 체험담까지 이야기 한 편으로 만들어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다.
이대에서 수업을 듣는다는 것 때문에 친구들이 부러워하는데다가, 자원봉사도 한다니 친구들이 놀라워한다. 나름대로 이미지가 좋아진 셈이다. 친구들이 농담삼아 ‘흔한 이름도 아닌데 ‘오버’했다가는 이화이언에 얼굴 편집되서 올라갈 것’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학점교류가 활발해진 다음에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특이한 경험이라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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