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지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런 파병지 변경은 파병동의안 범주를 넘은 미국측의 과도한 요구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파병지가 정해지는 대로 오는 6월, 자이툰 부대 병력을 보내게 됐다.

군 당국은 미국이 ‘조건에 맞는’ 지역을 선정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유럽은 이라크 알카에다 세력 및 이슬람극단주의 세력에 대해 초비상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1일(목) 마드리드에서 자행된 철도 테러가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측에 병력을 지원했던 알카에다의 보복 대상으로 지목된 스페인은 이들의 테러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인명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총선 결과까지 뒤집어지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 집단이 설치한 것으로 추측되는 철도 폭탄물을 발견했다.

이처럼 각 국의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이라크전을 지지해온 영국·폴란드·이탈리아 등도 테러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알카에다는 지구촌의 이런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킬 발표를 했다.

그들은 ‘미국에 빌붙은 자들은 스스로 장래를 망쳤다.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철권으로 가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미국을 지원한 국가들은 철로를 수색하고 쓰레기통을 제거하는 등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의 대 이라크 침략을 지원한 국가로써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국민의 동의없이 정부가 저지른 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현재 탄핵사태와 총선으로 인한 정치적 긴장과 불안이 국외적 위험에 대비할 최소한의 여력마저 빼앗지 않을까 여간 우려되는 게 아니다.

국회는 언제까지 정치 싸움이니, 언론과의 전쟁이니 하는 야욕에서 비롯된 주먹다툼에 핏대를 세울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지구촌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그 위험을 같이 지고 있다.

세계 정세를 살피고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보호대책은 언제쯤 보여줄 것인가. 4월15일 총선 이후엔 과연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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