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0년대, 그땐 그랬지 - 과거 기사

      2. 지금 이대 앞의 모습은? - 현재 진단

      3. 미래의 모습을 꿈꾼다 - 가상 기사

지역영화제, 연구소 등이어우러진 대학가 문화 거리 2020년 이화 앞의 거리는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고 또 새로운 문화를 모색한다.

학교 앞 거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이화인들이 꿈꾸는 이대 앞 풍경으로는 학업 공간과 새롭고 참신한 대학문화가 있는 거리(33.0%), 차없는 거리·공원이 조성된 거리(21.9%), 이색적인 문화와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는 문화공간(21.2%) 순 으로 조사됐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의 이대 앞 거리를 가상으로 그려본다.

거리로 나서는 이화인의 발걸음은 가볍다.

17년 전 이대 앞 거리가 ‘걷고싶은 거리’로 바뀌면서 학교 가는 길은 한산하기만 하다. 그 때 심은 나무가 한창 우거져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 이어지는 길은 더이상 차가 북적거리지 않는 사람들만의 공간이다. 매연으로 굳게 문을 걸어 닫고 있던 찻집들이 하나 둘씩 노천 까페로 변해,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으며 여유있는 아침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상점이 양쪽으로 옹기종기 늘어선 인도에는 아기자기함이 흐른다 .

수년 간에 걸친 학교와 학생·상인·지역주민과의 논의를 통해 이대 앞 재건축 계획은 새로운 대학가 문화 거리로 재구상됐다. ‘양보다는 개성있는 작품’을 내걸고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해 팔기 시작하자 홍대 앞 프리마켓의 작가들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재주꾼들이 이대 앞으로 속속들이 모였다. 또 럭키 프라자는 학교에서 임대해서 이화­럭키 연구소로 탈바꿈했다.

신촌 기차역으로 뻗은 거리는 매주 다양한 공연장으로 변한다.

학문관 앞에서 매주 열렸던 영화제는 이제 학교 앞 공터로 진출해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무료 영화제로 반응이 좋다. 또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던 이화인들이 매주 공연을 열자 이를 시초로 대학생 밴드가 앞을 다퉈 공연을 이어갔다. 한 이화인은 “요즘

이화인들 중엔 학교 앞에서 성공해 인정받은 경우가 많다”며 “다른 학교 친구들이 매주 놀러온다고 해서 골캇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대 앞 거리는 이제 대학의 문화를 끌어가는 ‘이대’와 함께하는 거리다.


 

빌딩 숲과 교통혼잡 속 거대 상업 문화 거리 2020년 이대 앞의 거리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 이화인이 바라는 꿈같은 미래가 순탄히 전개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 걸음 비껴 서서 미래를 바라보자.

거리 상업화에 대한 이화인들의 반대는 허공의 외침으로 끝났다. 고층빌딩으로 거리는 항상 그늘이 드리워져 걷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건물들 틈의 하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거리에 심은 나무는 햇볕이 들지 않아 말라가고 그 대신 거리는 빌딩 숲을 이루고 있다. 거리의 북적거림과 주변 도로의 교통 혼잡은 이화인을 숨막히게 한다.

상점은 나날이 늘어만 갔다. 거리 양 쪽에는 상점이 가득가득 들어찬 대형 쇼핑몰이 학교 앞까지 이어져 있다. 럭키 프라자와 호원당 지구 13층 건물의 재개발을 선두로 그동안 눈치만 보던 저층 건물주들은 앞을 다퉈 재건축을 시작했다. 상인들의 상권 부흥 계획도 성공을 거둬 ‘쇼핑=이대 앞’이라는 공식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영세 상인들과 화려한 대형 쇼핑몰 상인들간의 격차는 점점 커져 거대 상업 문화로 점철된 피폐한 이대 앞이 됐다.

신촌 기차역은 옛 정취를 잃고 고층의 ‘신촌민자역사’로 다시 태어났다. 신촌 기차역 앞에 자리잡았던 야외 무대는 휘황찬란한 건물에 가려 빛을 잃어간다. 그 대신 주말에는 가수의 공연으로 시끄럽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북적거려 길을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이화인은 “도저히 시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다”며 짜증스런 얼굴로 가방을 챙겨 학교를 떠난다. 이화의 방음벽은 점점 더 높고 두껍게, 겹겹이 둘러졌다.

사실 이대 앞 거리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어떻게 이대 앞 거리를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훨씬 더 많은 로드맵이 그려지게 될 것이다.

과연 이대 앞 거리의 2막은 어떻게 될까? 2막은 이제 이화인들이 만들어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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