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시간이 멈추어 줄 순 없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오늘 이 시간, 이 순간만큼은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하겠다.

나, 아직 학보사 맛을 제대로 보지 못한 수습이라고 생각하기에, 감히! 감히 더 늦기 전에 고백하려 한다.

사실 나, ‘욕심만 많은’ 욕심쟁이였더라. 나는 인터넷여론부 고정란 ‘소문을 잡아라’ 기사 때문에 월요일 취재부 기사 역분 때마다 제일 간단한 스트레이트성 기사를 맡게 된다.

(과연 손쉬운 기사가 어디 있으랴) 그래서 꼭 써보고 싶은 취재거리가 있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나를 너무 가여워만 했다.

이번 여섯 번째 제작을 하면서 그 가엾음의 의미를 새로 깨달았다.

나는 정작 맡은 기사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허둥대면서 엉뚱하게도 다른 기사거리 욕심만 냈던 것이다.

정말 가엾지 아니한가. 사실 나, ‘바쁜 척 하느라’ 바빴더라. (이 말에 백 번 동감할 학보사 동료들과 선배님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랑하는 친구 녀석들과 예전에 비해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눌 시간도, 기회도 줄어들었는데 나는 정작 그 기회마저 바쁜 척 하며 훌쩍 보내버린 것 같다.

멀리 떨? 沮?통화할 순간조차 귀한 친구 녀석들과 오랜만에 연락이 닿게 되면 그나마도 학보사 일정에 쫓겨 힘든 척, 투덜대다 끊어버리니. 수업시간도 마찬가지다.

70분 남짓한 수업 시간 마저 결론이 나지도 않을 기사 생각으로 다 날려버리니, 이제 그런 바쁜 척은 제발 그만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어느덧 일곱 번째 제작이 시작됐다.

시간은 언제나 멈추어 줄 순 없다지만, 결코 나도 멈추어 주지 않겠다.

수습기자로 출발할 때의 마음가짐, 그 다짐들을 내 시간 위에 되돌려 놓으려 한다.

적어도 욕심만 내고 바쁜 척만 하느라 나의 유일한 이 시간들과 이 장소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잊지 않기 위해.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