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가슴이 있는 게 틀림없다!
난 아직 가슴이 있는 게 틀림없다!
  • 전문영
  • 승인 200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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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줄 사람들을 찾던 중 십여명의 사람들에게 배려없는 거절을 당하며 느낀 것은 내가 ‘사람’이 아니라 정보전달‘기계’에 불과하다는 자괴감이었다.

사실 이 일에는 찬 바람을 맞는 유리창 같은 면이 있어서 온기를 불어넣으려는 순간 뿌옇게 흐려지며 드러내려 했던 풍경을 감추고 만다.

그래서 완벽히 인도적이라기엔 조금 쌀쌀한 온도를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론 분야에서 명망이 높으신 분-고로 사정을 잘 알고 있을!- 사람에게까지 매몰찬 거부를 받은 순간엔 난 나도 그분처럼 가슴이 없어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우울했다.

(그리고 지난 주 만큼은 가슴이 없는 편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란의 인터뷰이로 연락을 드린 강정규 교수님께서 흔쾌히 승락해주셨을 때도 기쁨 이전에 혹시나 나가서 당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정도로 소심해져 있었다.

그러나 어른스런 표정 대신 진심이 담긴 어투로 전해주신 그 분만의 정서가 담긴 따뜻한 이론은 나를 잠시간의 인간‘불’신에서 인간‘맹’신으로 돌려놓았다.

결국 열명을 거쳐 만난 한 사람의 온기 덕에 난 다시 ‘사람’이 되었다.

(이 변덕을 좀 보라! 난 아직 가슴이 있는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