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에 태어난 기자가 6~70년대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애쓰신 분들의 이야기를 취재한다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그것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가는 여정이었다면 동시대를 살지 않은 기자로서는 더욱 난감할 수밖에. 그래서 처음에는 학생기자의 능력 밖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취재원들 역시 취재를 요청했을 때 무척이나 놀라워했다.

“아니 이대학보사에서 이걸 취재한다구요?” 기자도 난감하고 취재원들도 난감해하는 상황이란..순탄치 않은 취재여정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취재를 하면 할수록 ‘빨갱이’ 딱지를 띄고 30년 동안 고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망명객들의 이야기야말로, 아직 완전한 민주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세대가 더욱 주목해야 할 사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나먼 타국에서 독재정권에 눌려 신음하고 있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자신이 누릴 수도 있었을 부와 권력을 모두 버린 사람들. 그런 그들은 이 땅에 제도적으로나마 민주주의가 뿌리내려도 독재정권에 의해 덧 씌어진 '빨간망토‘를 입고 입국조차 할 수 없었다.

이들이 자신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역사적 재평가를 위해 이 땅에 다시 돌아왔다.

그렇다면 그들을 역사적으로 재평가하고 명예를 회복해야 할 사람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닌가? 최소한 역사적 진실을 알기라도 해야한다는 말이다.

오리무중에서 시작한 취재는 역사적 사명(?)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더욱이 30년만에 고국을 다시 찾은 재독 민주인사 김성수 박사님은 잊을 수 없는 취재원 중의 한 명이다.

정신없는 일정으로 힘드실 텐데도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모교가 연세대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신촌을 둘러볼겸 선뜻 우리학교로 직접 오신다고 했었다.

30년만에 고국을 다시 찾은 그분과 그분의 피땀으로 이뤄진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세대와의 대면은 그분에게도 기자 자신에게도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긴 시간 열심을 다해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성수 박사님..이 페이지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꼭 이 땅에 민주주의가 성숙돼서 자유로이 고국을 드나드실 수 있고 오명을 벗으셨으면 좋겠다.

이번에 고국방문 하신 것만으로 그 첫 단추는 끼어졌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이제 해외 민주 인사 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지를 보낼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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