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추모 20주기 「노동예술제」

「전태일, 철의 노동자」, 예술제행사 절정 이뤄 전태일 열사 추모 20주기 「노동예술제」 전태일열사추모 20주기를 맞아 국민연합의 후원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의 주최로 10월 27일(토)~13일(화)18일간의 기간동안 「90노동예술제」가 열렸다.

「90조동예술제」는 노래판굿 「꽃다지2」와 춤극 「결벌, 그리고 선언」 , 국악공연 「전태일조곡」, 국제노동자 영화제 , 그리고 기념연극 「불꼿으로 살아」, 행사장 주변에 전시된 노동미술전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꾸려졌다.

「노동예술제」는 현시기 노동운동의 투쟁의 성숙도를 대중적 분위기로 이끌어내고 그러한 의미공유속에서 실천적 조동문화 단체들의 역강을 한데묶어 보여주었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수 있다.

18일간이라는 예술제 기간을 정해 예전에 머물렀던 한계를 극복, 본격적인 노동예술제로 자리잡았다는점은 주목할만 하다.

그중 지난 10일(토)오후 6시 한양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전태일, 철의 노동자」는 예술제기간의 여러 행사를 총체적으로 압축시킨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3천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1부는 노쳔극장에서, 2·3부는 중강당에서 진행되었다.

「가자, 전선으로 차일을 넘어 하나되어」하는 부제로 열린 1부는 노동자민족문화예술운동연합이 나서 전태일열사의 죽음과 공안정국의 매몰찬 탄압과 거기에 맞서는 민중들의 모습을 춤과 풍물놀이, 횃불시위등의 대동놀이로 꾸몄다.

미리 객석으로 횃불을 나누어 주어 불을 붙인후 운동장으로 관객을 유도해 모든 사람이 한데 어울려 원을 그리며 돈다.

이러한 형태는 관객을 더이상 단순히 극을 관망하는 관객으로 놔두지 않고 하나되는 마당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인데 이는 노동문화제 특유의 선전선동성 때문이었다.

맨마지막에 모든 사람이 앞으로 뛰어나와 손에든 횃불로 민자당과 미국의 모습이 새겨진 걸개그림을 불태울때 관중의 감정고조는 정점에 다다른다.

이러 시작된 2부는 10월 27일, 28일 막을 올린 「꽃다지 2」중 2장과 3장을 추려서 발췌한 공연이었다.

노래판굿인 꽃다지는 노래패「예울림」이 노래를 맡고 극단「현장」이 무대위에서 북과 망치, 스패너를 들고 일상생활의 동작을 구사해 열사의 죽음과 그로인해 성숙해진 민중연대의 힘을 형상화했다.

민중연대 합창의 3부순서는 지하철노조노래패, 서울대노래패「메아리」, KBS ·MBC 노조노래패, 「노래를 찾는사람들」등 다양한 민중계층의 참여로 하나의 소리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문화제에 대해 공연을 관람하던 전태일 기념사업회 회장 문익환목사는 『민족자주·통일의 불꽃인 전태일열사는 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부르짖다 산화해간것』라며『이번 문화제속에서 열사의 뜻을 이어받자』고 강조했는데, 이처럼 이번 문화제는 추모기념제답게 열사의 죽음의 의미를 돼새기는 행사였다.

4시간이라는 긴시간에 걸쳐 끝난 공연은 「꽃다지 2」처럼 말끔한 무대처리와 상징성있는 대사, 적절히 곁들인 노래등으로 예술성과 작품성이 뛰어난 공연이 있는 반면, 여러가지 허술함을 보이기도 했다.

1부공연은 대사사이에 너무긴 공백과 서투른 반주로 관객의 귀에 거슬렸고 민중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모습은 민중잔치에 너무나 서구적이고 기계적인 발상으로 옥의 티였다고 할 수 있다.

또, 공연구조면에서 거의 모든 문화제 공연에서 나타나는 형식을 선보여 참신함이 다소 뒤떨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만하뎐 노동자가 자본가의 탄압에 고통받고 쓰러진후 서서히 일어나 다시 투쟁의 대오를 정비한다는 식의 짜임새는 앞으로 부단한 형식개발로 실속있는 내용을 수반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해서 행사를 모두 마친 노동예술제는 11일(일) 전국노동대회로 투쟁의 역량을 고취시켜 이끌어냈다는데 문화적 선전대로써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청계천 평화시장 피복공장의 한 노동자였던 전태일이 「노동자도 인간이다!」를 외치며 쓰러져 간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를 기리는 추모제가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규모면이나 내용면에서 점점 알차지고 있다.

앞으로 전태일열사의 뜻을 계승하는 문화제가 여러 문화단체들의 공동창작이나 집체극 등의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다양하고 심도깊게 다져나갈때, 민중과 함께하는 진정한 노동예술제는 제자리를 잡아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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