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졸업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상 최악의 취업전선이다.

IMF위기 때 신입생이던 이들은 지금 그보다 더 악화된 경제위기 속에서 졸업한다.

이들은 IMF때문에 대학원 진학이나 군입대로 취업을 미루었던 선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통게에 의하면 일자리를 찾는 취업자들의 숫자는 35만명이고 일자리는 8만5천여개라고 한다.

어느 분야이건 엄청난 경쟁률이다.

일부 대기업의 입사경쟁률은 100대 1을 넘어 섰다고 하고 교사채용 경쟁률도 사상 최고라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특히 여성의 취업난이 심각해진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여성들은 제일 먼저 해고되고 제일 나중에 취업된다.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닐지라도 4년동안 실력과 능력을 갖추어온 졸업생으로서는 현재의 난국이 감당하기 쉽지않다.

더구나 지난 몇 년간의 여성의식의 향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90년대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약진했던 시기이다.

각 분야에서 그리고 여성의 참여가 저조하거나 없었던 분야에까지 여성 인력의 참여와 활동은 급성장했다.

젊은 여성들에게 결혼은 선택이지만 취업은 필수라는 의식이 확실해 지는 것도 이와 같은 사회변화에 힘입어서 이다.

또한 각 대학에서 여성학 강좌를 통해 여성의 자아실현, 경제적 독립과 일을 통한 성취욕구들은 어느때보다도 강해졌다.

이런 사회적, 교육적 환경들을 감안할때 이런 환경에서 훈련받은 여성들에게 취업이 극도로 제한되는 것은 유감이며 역설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실력과 능력은 우리에게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취업과 노동과 삶의 치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성들이 할수 있는 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여성 고유의 섬세함과 통찰력을 요구하는 일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의 창의성과 노력에 의해 작지만 내실 있는, 소위 틈새를 파고 드는 직업들이 창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은 무엇보다도 이들 변호가 친여성적 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출산과 자녀양육과 가사를 책임질 여성들에게는 이처럼 다양해지는 일의 종류와 노동조건들이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를 적극 수용하고 자기 개발의 동력을호 삼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경직되고 수직적인 가치체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다양한 삶의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일깨워 줄 것이다.

눈앞의 어려움을 우리의 인내와 유연성으로 슬기롭게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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