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순수한 주변의 아름다운 일을 같이 아누고 싶다”는 사람. 젊음과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 자리한 빨간 벽돌 건물에는 소시민의 삶을 담아내는 ‘글쟁이’이영희 편집부장(사학·88년 졸)이 산다.

이영희씨가 젊은 사령관으로 있는 월간 교양집지 「샘터」는 샘가지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여인들의 모습에서 따왔다는 ‘샘터’라는 잡지 아름에서 느껴지듯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입사한지 13년째 되는 그녀는 편집부장으로서 취재된 기사와 독자들의 글을 꼼꼼히 모아 정리한 후 샘토에 가지런히 담는 역할을 한다.

기획괴의 부터 수습기자의 원고 교정가지 샘터를 제작하는 한달이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그녀가 수습 기자였던 시절 현재 샘터의 편집이사인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님에게 글 쓰는 법을 배웠다.

“무엇을 어떻게 고쳐오라고말씀을 안하시고 그냥 다시 서오라고 하시죠. 엄할 때는 엄하지만 친구처럼 대해주셨어요”라며 “저도 섬생님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일할 때는 단호하고 분명한 편이지만 사석에서는 인간적이죠”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입사 3년차였던 어느날 정채봉 선생ㄴ미의 뼈아픈 말씀, “네 글은 도대체 언제 슬꺼냐.” 그래서 취미경험을 바탕으로 입양아, 빈민촌 아이들의 아픔과 순수한 동심이야기를 동화로 끌어냈다.

92년 「작아도 두렵지 않아」라는 동화집을 출간해 비로소 그녀만의 글을 쓰게 된 것이다.

“80년대 치열했던 시절 방관자로서 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라며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그 때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동심을 잊고 사는 어른들을 위한 ‘운동권 동화’를 썼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다지털 시대가 괴면서 예전과 달리 취재원 섭외할 때 인터넷을 뒤지고 원고청탁이나 독자의 글들도 e­mail로 받게됐다.

그러나 그녀는 디지털이 사람 사이의 정이나 문학의 향기는 어직가지 담아내지 못한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큰 것만 좇고 바쁘게 살아가요.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죠”그녀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천천히 살아랴 한다며 이 일을 하면서 사람사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낀다.

후배들에게 현재는 인생의 초반일 뿐 앞으로 달릴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며 한 박자 늦었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몇년 전 한 마라도의 분교에 취재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즐거워라는 그녀. 취재할 때가 가장 좋았고 많이 배웠다며 일상을 겪으면서 얻는 기쁨을 전한다.

마치 라디오에서 소시민의 사연이 흘러나오듯 취재하면서 겪었던 일, 기억에 남는 독자의 편지 사연들을 신나게 얘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세상은 아직 다뜻하다는 믿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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