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든 니 갈 길을 가라’괴테가 한 말이 어울리는 사람, 2000대학가요제 대상의 주인공 허병욱군(국제교육학·3)이다.

남자 이대생인 그는 본선 진출 부터 화제가 됐지만 자작곡‘푸념’으로 당당하게 대상을 수상했다.

허병욱군은 미국 브라운 대학 교환학생이다.

3월에 브라운 대학 아카펠라 공연차 이화에 왔었고 6월에 교환학생으로 이화를 다시 찾게됐다.

고1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 브라운대 진학 후 다시 한국으로 온 것이다.

“전 재미없는 건 못해요. 뭔가 남과 다르고 새로운 것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허군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에는 스스로 무식하다할 만큼 과감하다.

“7막7장을 읽고 감동을 받고 죽은 시인의 사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의 영화속에서 본 미국이 너무 좋았어요”그래서 허군은 대원외고 진학 1년 후 홀홀단신으로 미국행을 감행한다.

유학생활 중에도 아카펠라에 괴기스러울 정도로 미쳤다는 뜻인‘아카펠라 프릭’이라고 불리면 아카펠라에 몰두했다.

50개의 음반을 사 모으기도 하고 동아리 한국 공연을 위해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수 홍보지를 만들어 호텔, 백화점을 찾아다니면서 공연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결국 우리 학교 대강당에서 공연을 갖게 됐다.

그의 이런 노력은 이화와 인연을 맺어주기도 한 것이다.

조기졸업 후 영국에서 6개월을 보내는 동안 그의‘재미’는 오페라와 연극이었다.

하루에 8편씩 공연을 관람하면서 성악공부에 매력을 느꼈다.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서 새벽에 연습실에서 노래를 부르곤 했죠”라며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추억한다.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것도 아니고 악기도 잘 다루지 못한다는 그가 자작곡으로 대학가요제에 나온것ㄷ 이유는 단순하다.

흥미로운 것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음악은 그를 즐겁게 하는 것 중의 하나이고‘생간적인 작업’이다.

클래식에서 하드코어콕까지 폭넓은 장르를 즐기면서도“새로운 장치와 시도를 계속하지만 변함없는 스타일을 지키는 윤상씨의 음악이 좋다”고 말한다.

“좋은 영화를 보면 한 달이 즐겁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 일주일이 즐겁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 하루가 즐거워요”실제로 ‘Fight Club’이란 영화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한달 내내 웃음이 났다고 한다.

삶을 생기있게 채워줄 즐거움. 그 것은 영화도 음악도 음식도 그 어느 것이 돼도 좋다.

교환 학생인 허군은 몇 년 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법학을 공부하겠다는 그는“법은 딱딱해 보이지만 재미있는 학문이에요”라면서 도 다른 재미의 세계로 뛰어들 것을 말해준ㄷ. 가고싶은 곳이 미국이라면 친척 하나 없더라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 대학가요제 대상은 우연히 찾아온 행운만은 아닐 것이다.

공강시간에는 학관 옆 꼬딱지 동산에서 여자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교양 수업을 같이 듣는 허군은 분명 22살의 이화인.‘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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