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출범식 과정에서 있었던 이석·이종권씨 프락치 오인, 치사사건을 계기로 한총련을 비롯한 학생운동권에 이적성을 빌미로 한 외부 압력이 거세다.

한총련 대의원 탈퇴를 강요하거나 대다수 중앙위원 구속수배되는 등 한총련을 와해하려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를 곧 다가올 대통령 성거와 관련, 정권재창출을 위해 주기적으로 있었던 공안탄압으로 규정하고 각 대학마다 개강을 맞아 학생조직, 학생회 단위의 선전전이 한창이다.

명목상으로나마 1백만 대학생의 대표체로 자리매김해 온 한총련이 위기에 직면했기에 학생운동권 전반이 술렁거리고 있는 셈이다.

구속학우 석방, 공안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활동과 함꼐 한총련을 중심으로 학생운동권을 다시 돌아보고 재정비하려는 작업도 시도되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한총련의 비민주적 조직관리, 과도한 폭력성, 잘못된 현실인식 등으로 한총련이 명실상부한 대학생 대표체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선전전에 비해 이러한 사태에 무관심한 학생들의 모습에서 대학의 올바른 방향설정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지금의 공안탄압이 이전 학생사회에 가졌던 어떠한 억압보다 더 위기로 다가오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대학생 대표체가 대학생의 머리에서, 가슴에서, 손과 발에서 도출되지 않는다면 쉽게 이뤄지지 않을 듯한 ‘와해’는 그리 먼 일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현 사회, 지금의 대학에 관한 깊은 고민 속에서 논의돼야 할 ‘한총련 죽이기’,‘대학의 위기’는 쟁점화돼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대학인의 삶을 담보하는 물리적, 개념적인 공간인 대학안의 주체로 서야 할 대학생이 살아 숨쉬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진정한 의미의‘대학’을 몰락 시키고 있다.

지금 학원에 가해지고 있는 탄압 속에서 새로운 대학생 대표체의 건설이든, 한총련 혁신이든, 한총련 해체이든간에 대학인의 자성·목표설정·실천 속세어 대학은 올곧게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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