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발사 성공! 드디어 우리나라도 위성방송의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몇년 전 21세기 디지털 영상시대를 맞는 첫걸음으로 인식되며 온국민의 기대와 관심속에 발사된 무궁화 위성, 그러나 초기의 개와는 달리 위성방송이 기우뚱거리고 있다.

애초에 위성방송은 기존 방송의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 광역 방속·통신 제공과, 다채널을 통한 국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능 등 일석이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위성방송이 재벌기업·신문사들에게 단순히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이들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흥행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염불보다 젯밤에 눈독을 들인 삼성·현대 등 11개 재벌기업과 조선·동아일보 등 5개 신문사들은 위성방송 사수(?)를 위한 담합에 열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시행시기가 결정되기도 전에 발족시키‘위성방송추진협의회’를 들 수 있다.

외국의 경우처럼 민간업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정보의 독점과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자율과 견제는 무시한채, 이들은 또다시 거대한 자본을 갖고 위성방송이라는 고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재권을 쥔 정보통신부와 공보처는 그 시행시기를 둘러싸고 불협화음만을 일으키고 있을뿐이다.

‘언·경유착’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 이러한‘선수치기’가 아무런 제제없이 위성방송 소유라는 결과를 낳게 될 경우, 드러날 문제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우라나라의 재벌구조는 재벌·언론·권력이 구조적으로 연결되면서 여론을 독점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일례로 작년 조선·중앙의 신문전쟁에 거대자본에 의해 독점된 매체가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일방향성의 관점만을 전달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국민의 다양한 여론을 독점하여 편파·왜곡보도를 일삼은 한총련사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구조속에서 위성방송이라는 힘있는 매체가 언론재벌을 넘어 재벌기업의 손으로 들어간다면‘경제집중’과‘매체집중’이라는 폐해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위성방송이 이를 위한 기반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은 현상황에서 재벌과 언론들의 경제적 논리에 이끌린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우리의 눈·귀·입을 막아버릴지도 모르는 현실을 수수방관하다가는 언론·권력·재벌에 이끌리는 위성방송만이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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