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크푸르의 학교 건물을 빌랴 진료하는 저희들을 기다리며 창에 매달려 있는 네팔인들을 보면 밥 먹을 시간조차 아까워지죠”라며 웃는 임승지양(보교과 석사3학기). 본교 의학과 이근후교수가 인솔하는 의료봉사팀이 네팔을 방문한 것은 올해로 9년째. 우연히 지도교수의 소개로 이 팀에 합류하게 된 그녀는 이번이 첫 참가. 올해 네팔-이화 의료봉사단 자원자들이 뭉쳐 만든 팀이 Neg팀. 함께 힘든 활동을 해서인지 그녀의 Neg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몸을 아끼지 않고 서로 보살펴주는 우리 팀원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봉사인의 모습을 봤고, 그들이 있어 힘들지만은 않은 생활이었어요”라며 그녀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일단 언어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커다란 장벽이 있었다.

다행히 그곳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의사소통은 해결됐지만 문화적 차이는 쉽게 극복할 수 없었다고.“그 곳 사람들은 하루에 두끼를 먹는데 우리는 약을 식후 3회 복용으로 처방하니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죠”라며 당시를 회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5박6일간 자나푸르에서 예상인원 1천명을 훨씬 초과한 4천명을 진료했지만 예약했던 8천명을 다 받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더구나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약이나 주사와 같은 간단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어 인간적인 한계와 무력감을 많이 느꼈단다.

요즘은 국제 구호단체들의 관심이 온통 아프리카에 쏠려 있어 구호의 손길이 이 지역까지 미치지 않지만 그녀는 희망이 담긴 어조로 말한다.

“동행했던 한 교수님께서 주민들 중 환자가 있을 경우 자신의 병을 모른채 죽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진료의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최대한 도움을 베푸는 것이 단순히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요?” 세계 보건기구의 고문이 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의료활동을 벌이고 싶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네팔 의료봉사팀에 기회가 되면 계속 참여하고 싶고, 그러지 못하더라도 평생 진료에 필요한 의약품 구입을 지원하는‘비타민회원’으로 활동하겠는 포부를 밝힌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대학원생과 다를바 없는 임승지양. 그런 그녀가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것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길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먼 훗날 다시 그녀를 찾아간다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그녀의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도와주고 있을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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