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동산 살인적 기계의 역사적 악순환 「살인기계를 통한 작업장의 전쟁터화. 이로 발생하는 직업병 환자들은 철저히 은폐시켜 제거한다」 이러한 경영전술로써 30년 동안 일본이, 36년간 한국이 수많은 직업벼오한자들을 양산해 왔던 비결(?)을 이젠 중국이 바톤을 이어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원진레이온 기계는 곧 중국의 열악한 노동한경속에 「하반신마비」「정신질환」등의, 중국으로서는 신종의 직업병 형태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 기계는 비록 환갑을 넘어선 고령의 나이를 갖고 있지만 60여년간 아시아 두나라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이황화탄소를 힘차게 뿜어대며 무수한 직업병 환자들을 탄생시켰다.

이에 「살상무기」라는 영예(?)까지 얻게되었고 이제 저 넓디 넓은 중국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자본가 이익에 비례하여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고통받는 것이 자본주의적 함수관계라 치더라도 18세기 영국의 방직공장에서나 있을법한 직업병이 20세기 아시아의 구석진 개발국에서 발생하였다.

국가의 「산업발전」과 「공업복지 발전」이라는 그 끔찍한 직업병의 악몽들. 「하반신마비」「정신질환」등에 시달린 지난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은 그러나 치료비는 커녕, 한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한채 거리로 내몰려야만 했다.

헌법에도 명시돼 있는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와 「행복추구권」은 이들에겐 한갓 남의 나라 법이었을 뿐이다.

5년간 힘겨운 투쟁을 벌여온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은 지난해 노·사·정 3자협의에서 산재전문병원 설립, 직업병 배상기금 운영, 채취업 보장등을 합의한 바 있으나, 반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행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날의 합의서는 문민정부의 이미지관리를 위한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했던 것일까. 그러나 원진노동자들은 여기서 굴하지 않고 합의서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시는 어떤 땅에서도 자신들과 같은 불행이 반복되선 안된다며 「원진기계」의 중국수출을 막아내고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살인기계의 역사적 악순환이 되풀이되선 안된다.

1928년 일본에서 최초 이황화탄소중독환자를 만들면서 즉각 폐기처분 되어야했던 이 무서운 기계, 오직 이익챙기기에 혈안이 된 기업가들에 의해 아직도 독가스를 뿜어내는 이 기계는 이제 고물처리장으로 가야만한다.

그리고 여기 또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비록 그것이 폐기처분 될지라도 거기에 맺힌 원진노동자들의 한은 지금도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사람답게 살고 싶다」라는 오직 한가지 염원이 실현되지 않는 한 결코 없어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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