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 투쟁을 벌이는 남편에게 노동해방의 머리띠를 건네주는 아내의 거친손」 대동제의 흥얼거림으로 들떠있기만한 이화광장 한 모퉁이에는 이러한 판화가 걸려있다.

5월 29일(수)~31일(금) 이화광장에서 열린 「공안통치 분쇄와 구속미술인 석방위한 판화전」을 준비한 서울민족민중미술운동연합(이하 서민미련) 회원 백만수씨. 본교를 비롯해 서울대, 한양대등 5개학교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서민미련 소속 작가중 구속된 11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백씨는 현재 많은 작가들이 구속돼 이번 전시회를 혼자 준비해야 했기때문에 힘도 많이 들었지만 「구속중인 그 분들의 뜻을 대표하여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힘이 솟았다고. 좬사람들은 흔히 판화를 보면 거친 칼날로 표현된 사람들의 삶에 지친 모습, 또는 가진자들에 맞서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들에 거리감이 느겨진다고 하지요좭라며 백씨는 좬하지만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은 TV나 영화에서 보는 호화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그런 처절한 모습이 아닐까요좭라고 반문한다.

바로 이러한 삶의 진실된 모습을 판화는 잘 표현할 수 있어 판화를 제작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백씨는 최근 서민미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같이 그림을 그리던 친구들이 구속, 수배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좬하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가리워진 현실」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좭라고 힘차게 말한다.

좬그림 자체도 중요하지만 밤을 새우면서 같이 도안을 하고 색칠을 해나가는 과정, 과정이 더 중요하지요.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이화인과 함께 준비하지 못하고 혼자 작업한 것이 애석합니다좭라는 아쉬움 또한 백씨는 전한다.

이번 대동제가 커다랗게 하나가 된다는 대동제 본 뜻에 맞게 모든 이화인이 하나임을 느낄 수 있는 계기로 자리잡길 바란다는 백씨는 좬바로 이러한 장이 되는 대동제에 이 전시회가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좭고 소박하게 말한다.

좬저에게 붓은 바로 생명이랍니다.

이 붓으로 살아 숨쉬며 더불어 사는 세상, 인간 해방의 세상을 그려 나가겠습니다좭라며 일어서는 백씨의 얼굴엔 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작업중에 백씨가 부는 휘파람 소리는 바로 저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부르는 소리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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