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들 노래마저 탄압하는 현실 「문예운동 탄압분쇄」테이프 판매 민소영 양 「사나이 한평생 살아간다 우리는 진짜 노동자…」 학생관 앞에서 힘찬 노래를 들려주는 주인공은 바로 「문화예술운동 탄압분쇄를 위한 기금마련 테이프 판매」를 하는 한소리회원 민소영양(정외·2)이다.

동아리 문화분과 중심으로 준비된 이번 테이프 판매에 대해 민양은 『「다락방」에사도 더이상 민중가요테이프르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문예운동탄압은 가시화되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까지 문예일꾼들 및 사람들에게 그 심각성이 알려지지 않고 있어 이번 판매는 이화인들의 문예운동탄압에 대한 자그마한 고민의 걔기가 될 수 있을 거예요』라며 그 의의를 밝힌다.

얼마전 「해방맞이 굿」,「노동자 예술제」가 무산되는 등 평화적 정치 집회를 계속 막아온 당국이 이제 문화공연까지 원천봉쇄하는 현실에 분노하며 민양은 『이와 함께 새로 개악된 음반법은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어있는 민중가요테이프를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여 삶의 애환과 건강하밍 담긴 민중들의 노래마저 정부마음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지요』라고 말한다.

또한 민양은 계속되는 문예운동 탄압은 그 자체로만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되는 민중운동에 대한 탄압의 한 형태로 인식되어져야 하며 대응방안이 시급히 모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테이프진열대 앞에 발길이 멈춘 이화인들이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흥얼 따라부르거나 흥미있는 눈빛으로 이것저것 고르는 모습에 『판매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호응해줄까 염려한 것이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분노하는 이화인을 보며 가슴뿌듯함이 느껴졌어요』라며 민양은 판매에서 얻은 보람을 이야기한다.

단지 테이프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화인과의 만남 속에서 문예운동 탄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민양의 의젱 찬 모습. 『요즈음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는 너무도 다양하지요. 그러나 삶에 기반한 건강한 문화보다는 퇴폐, 향락적 문화가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어요』라며 민양은 대중들의 건강한 문화형성을 위해서 문예일꾼들의 깊은 고민과 노력이 절실한 때임을 힘주어 말한다.

『이화 안에서도 건강한 문화의 정착을 위해 모두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힘써야겠지요』라며 밝게 웃는 민양. 그 뒤로 울리는 「철의 노동자」노래소리는 이제 문예운동탄압에 대한 우리의 당찬 대응을 선포하는 듯하다.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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