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와 군화발에 쓰러져 간 강경대학우의 죽음을 맞이하며 5월은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다.

명지대총학생회장의 구속, 학원자주의 싹을 잘라버리려는 이러한 의도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백골단의 폭력에 대한 대항의 댓가로 그에게 돌아온 것은 차디찬 죽음이라는 애탄할 현실이었다.

그러나 독재에 항거하는 꽃다운 넋을 꺾어버린 현정권은 내무부장관의 경질, 4명의 백골단 구속으로써 민중의 오열과 분노를 다시한번 짓누르려 하고 있다.

불안정한 권력의 방편으로 정권은 이미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여 초강경공격형 시위진압을 위해 총기사용, 물대포 사용등 살인무기를 번듯이 겨누었고 학생들을 폭력배, 테러리스트로 규정, 합법적으로 사형집행을 가능케 했었다.

때문에 「경대의 죽음」은 예고되었던 정권의 만행이다.

정권의 하수인인 백골단 몇명에 의한 우발적·돌발적 과실, 화영병과 최루탄사이의 비극적 운명으로 결코 매도될 수는 없다.

집회·결사의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 우리학우들의 손에 쥐어진 화염병, 갓 입학한 순수한 손에 화염병을 쥐어준자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폭력적 화염병 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이 초래한 시대의 비극」이라는 말로 경대의 죽음을 협소화실킬수 없다.

이는 대리인을 앞세워 행해진 정권에 의한 명백한 살인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온몸에 신나를 끼얹고 자신을 해하면서까지 독재를 거부하고 「경대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안일한 침묵을 절규하던 학우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다.

이제 우리의 벗·사랑하는 후배들의 죽음과 절규를 슬퍼하고 지켜볼 수만은 없다.

강갱대학우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에서도 최루탄과 물대포는 권력의 하수인들에 의해 여전히 무차별적으로 난사되었다.

경찰이 학생을 때려 죽이고 페놀방류로 국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 독가스가 작업장으로 새어나와 죽어가는 원진레이온의 노동자들, 노동자들의 임금인상투쟁저지탄압, UR전면개방과 물가폭등 이러한 것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여 주는가 쓰러져간 우리들의 벗들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전학우와 전민중이 일어나 민중의 숨통을 죄어오는 폭력·독재정권의 목덜미를 움켜쥐자고. 5월 총단결로 외쳐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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